"많은 배우들이 ‘리얼리즘’에 대해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연기하기 위해 일상과 똑같은 모방을 시도하고, 끊임없이 일상적 상태와 같아지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서 연기의 오류가 발생한다. 관객은 일상과 똑같은 배우들의 연기를 ‘자연스럽다’고 생각하지 않고 ‘지겹다’고 느낀다. 연기에서 요구하는 ‘사실’은 ‘일상적 사실’이 아니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연기가 관객의 일상과 똑같이 수평적으로 펼쳐지는데 어떻게 관객이 지겨워하지 않고, 극에 집중할 수 있겠는가? 때문에 배우는 ‘일상적 사실’을 넘어 ‘심리적 사실’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물리적 공간’에 머물지 말고, ‘심리적 공간’을 인식하고 연기해야 한다. 배우는 ‘자신의 입장’을 가지고 ‘심리적 공간’ 속에 존재해야 한다. 무대 위에서 배우가 갖는 그 어떤 사소한 움직임도 관객에게는 심리적 표현으로 읽힌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연기하고 싶다는 열망 때문에 일상과 똑같이 연기를 한다면, 관객은 더 이상 배우에 집중할 이유가 없어진다. 뭔가 의미있는 줄 알고 열심히 집중해서 지켜봤었는데, 사실은 아무 의미 없는 그냥 '일상적 폼’에 불과하다면, 그리고 이것이 무대에서 계속 반복된다면 ‘지겨워져서’ 집중을 포기해버리는 것이다.
‘화술 연기’, 즉 ‘대사 연기’도 이와 같다. ‘사실적’으로 말하기 위해서 ‘일상적으로 똑같이 말하는 배우’들은 몇 마디 듣다보면 지겨워서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다. 이런 경우 ‘심리적 의도’ 혹은 ‘심리적 입장’을 읽어낼 수 없기에, 몇 마디 듣다보면 금방 지겨워진다. 무슨 말인지, 무슨 뜻인지, 앞의 말과 뒤의 말의 ‘차이’가 없고 그냥 똑같은 ‘일상적 습관’으로 말하는 데, 거기서 어떻게 의미를 읽어낼 수 있겠는가?
때문에 배우는 인물이 처한 ‘심리적 공간’을 인식하고, 작곡을 하듯 ‘심리적 의도’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말의 ‘피치’, ‘톤’, ‘늬앙스’를 사용해서 문장 하나 하나, 문맥 마디 마다 ‘심리적 입장’이 표현될 수 있도록 말해야 한다. 좋은 화술은 일상적 모방이 아니라, 심리적 공간을 인식하고 설계해서 ‘조형적 아름다움’을 지닐 수 있어야 한다. 보다 섬세하고 예리하게 심리를 쪼개고 다듬어서, 말의 외피와 내피를 일치시켜야 한다. 이렇게 ‘심리적 공간’을 토대로 ‘조형적 혹은 구성적 화술’을 구사할 때, 배우는 ‘사실적인 연기'가 아니라 ‘자유로운 연기'를 할 수 있게 된다. 연기의 목표는 ‘사실’ 이 아니라, ‘심리적 자유’ 다. 어떠한 심리도 자유롭게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자, 그게 진짜 배우다."
2013. 11. 6 / 국립극단 <혜경궁 홍씨> / 이윤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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