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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19일 월요일

리딩으로 리드하라 요약


 리딩으로 리드하라(READING ․ LEAD) 
       - 세상을 지배하는 0.1퍼센트의 인문고전 독서법 -
■ 이지성 
 꿈꾸는 다락방.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스물일곱 이건희처럼. 등 20권이     넘는 베스트셀러 작가  
7 “이제는  진실을 깨달아야 한다. 당신이 학교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배우고도 두뇌와 삶에 어떤 변화도 없었던 근본적인 이유를 알아야 한다. 당신의 자녀가 학교를 다니면 다닐수록 머리가 비상해지고 삶의 지혜가 쌓이는 게 아니라 두 눈의 총기를 잃고 지혜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게 되는 본질적인 이유를 알아야 한다.”      - 본문 중에서 - 
☆ 들어가며    
 그대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1879-1955 독일 태생) 
- 나는 술 대신 철학 고전에 취하겠다. -
 지금으로부터 약 130년 전의 일이다. 독일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는 부모의 근심거리였다. 우리 나이로 세 살이 되도록 말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는 모든 면에서 너무 느렸다. 지적 장애가 아닌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중학생이 된 아이는 나쁜 기억력과 산만함 그리고 불성실한 수업 태도로 유명했다. 교사들이 이런 독설을 퍼부을 정도였다. 
 “너는 너무도 형편없는 놈이기 때문에 커서 무엇도 제대로 해내지 못할 거다.”
 “네가 교실에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아이들은 나에 대한 존경심을 잃는다.”
- 고등학교 때 퇴학. 대학 입학시험에 낙방. 다시 고등학교에.... 
- 대학 졸업 후 별 볼일 없는 학점으로 조교 자리도 못 얻고 박사 학위 논    문은 중도에 때려치우고, 생계를 위해 초라한 일자리를 전전. 
 100번을 다시 생각해봐도 특별한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아이에게도 남다른 면이 있었다. 아이는 인문고전을 열렬히 사랑했다. 어쩌면 그것은 부모의 영향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집에서 문학고전을 즐겨 낭독했고, 어머니는 고전음악 마니아였다.         
 그런데 아이 부모의 초대로 막스 탈무드라는 의대생이 일주일에 한 번씩 집으로 찾아와 함께 지냈다. 그는 천성이 따뜻하고 쾌활해서 금세 아이의 멘토가 되었다. 
 막스 탈무드는 ‘인문 고전 독서’의 힘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독서로 아이의 두뇌를 바꿔 주기로 작정했던 것 같다. 왜냐하면 그가 아이에게 읽힌 첫 번째 책이 유클리드의 ‘기하학’이었고 두 번째 책이 이마누엘 칸트의 ‘순수 이성비판’이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열세 살에 유클리드, 열네 살에 칸트를 만나고 어떤 변화를 경험한 아이는 인문고전을 읽음으로써 자신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기로 결심하고 열일곱 살에 이런 맹세를 하기에 이르렀다. 
 “나는 술 대신 철학고전에 취하겠다.”
 이 후 아이의 삶은 인문고전 독서로 채워졌다. 
 훗날 그 아이는 아리스토텔레스 논리학에 근거한 ‘올림피아 아카데미’ 회원들과 독서토론에 열을 올렸다. 그 아이가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명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이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 
 우리 나이로 열네 살에 한 유명 미술가의 작업장에 조수로 들어간 사람이 있었다. 그는 견습생들 중에서 단연 돋보였다. 스승조차도 그를 보고 은연중 많은 것을 배울 정도였다. 덕분에 그는 6년 만에 수석 장인이 될 수 있었다. 보통 13년 이상은 조수로 일해야 오를 수 있는 자리였다. 
 하지만 성공도 잠시, 1481년 서른이 된 그는 실패한 예술가였다. 
 1481년 피렌체 정부는 교황 식스투스 4세가 시스티나 성당을 장식해 줄 예술가를 추전 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피렌체의 명장들을 추천했지만 그는 그 명단에도 빠졌고 프로로 나선지 3년이 되도록 삼류로 대접받고 있었다.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시달리던 그는 이듬해 밀라노로 이주했다. 그러나 거기서도 그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서른여섯 살이던 1487년, 그는 라틴어를 독학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어로 번역되지 않은 문학, 철학, 역사 고전을 읽기 위해서였다. 아니 그것들로 자신의 두뇌를 완벽하게 바꾸기 위해서 였다. 위대한 천재들의 사고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늘 고생하긴 했지만 그때마다 그는 초인적인 의지를 발휘해서 책을 읽어나가곤 했다. 당시 그의 좌우명 중 하나는 “어떤 장애물이든 고된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였다. 그는 특히 고대 그리스 철학에 심취했는데, 플라톤이 아카데미아 정문 위에 “기하학을 모르는 사람은 들어오지 말라”고 써 놓은 것을 본받아, 자신의 사고 및 연구 결과를 기록한 노트에 “수학자가 아닌 사람은 내 작품을 읽지 말라.”고 적어 놓을 정도였다. 
 인생을 건 인문고전 독서를 시작하면서부터 그의 천재성이 비로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회화, 조각, 공기역학, 광학, 해부학, 식물학, 건축학, 지리학, 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천재적인 업적을 남기게 되었다.
 그의 이름은 레오나르도 다빈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분명 천재였다. 하지만 인문고전 독서를 하기 전까지 그의 천재성은 드문드문 드러났을 뿐이다. 그러나 인문고전 독서에 몰입하자 그의 천재성은 마치 우리를 뛰쳐나온 사자처럼 역사를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의 이름은 ‘천재’를 상징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 죤 스튜어드 밀 
 1806년 5월 20일, 영국 런던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는 평범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해력, 기억력 등 지적 능력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 특별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아이는 평범했지만 아버지는 특별했다. 그는 평범한 두뇌를 천재의 두뇌로 변화시키는 법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두뇌를 장기간에 걸쳐서 인문고전, 즉 문학, 역사, 철학 고전에 노출시키는 것이었다. 
 아이의 인문고전 독서는 여덟 살부터 시작됐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유클리드, 키케로, 데이비드 흄, 헤로도토스, 카이사르, 호메로스......... 아이는 열세 살이 되기 전에 이런 수많은 거장들의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 
 아이는 번역서를 읽지 않았다. 그리스 및 라틴 원전을 읽었다. 인문고전독
서는 두뇌에 특별한 기쁨을 가져다준다. 물론 처음에는 고되다. 이루 말할 수 없이 힘들고 고되다. 
 엄청난 양의 인문고전에 일상적으로 노출된 아이의 두뇌는 자연스럽게 그 저자들의 두뇌처럼 바뀌어갔다. 내용을 이해하고 못하고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천재들의 생각하는 방식과 접촉한다는 자체가 중요했다. 
 물과 식물의 관계를 생각해보자. 식물에 물을 주고 나중에 보면 물의 흔적조차 발견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식물은 자란다. 인문고전 독서 또한 마찬가지다. 
 인문고전을 한 권씩 뗄 때마다 사고의 수준이 달라짐을 느끼게 된다. 이는 책을 제대로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현상이다. 
 아이는 평생 인문고전을 읽었다. 아니 인문고전에 푹 빠져 살았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처럼 인문고전 독서모임을 만들었고, 여가의 대부분을 독서토론  준비에 쏟아 부었다.
 그의 이름은 존 스튜어트 밀, 지금까지도 철학, 경제학, 사회과학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논리학 체계(1843)’ ‘경제학 원리(1848)’ ‘자유론(1859)’의 저자이다. 
 존 스튜어트 밀은 ‘자서전’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 나는 지적인 영역에서 평균 이하였지 이상은 결코 아니었다. 평범한 지적 능력, 평범한 신체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가 받았던 고전 독서교육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다.
- 우리 아버지는 세상의 어떤 아버지도 기울이지 못 할 정도의 노력과 주의와 인내를 나에게 쏟았다. 
- 나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고전 독서교육 덕분에 내 또래들보다 25년 이상 빨리 출발할 수 있었다. 
- 나는 고전 독서와 토론으로 인해 한 명의 독창적이고 독립적인 사상가로 출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인문고전 
 세상에는 두 종류의 책이 있다. 고전(古典)과 비고전(非古典), 고전은 짧게
는 100-200년 이상, 길게는 1,000-2,000년 이상 살아남은 책을 말한다. 쉽게 말해서 천재들의 저작이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분명 이 시대의 천재들이다. 그러나 불멸의 인문고전을 남긴 진정한 천재들과 비교하면 그들은 기껏해야 머리가 조금 좋은 사람들에 불과하다. 
 인문고전은 인류의 역사를 새로 쓴 진정한 천재들이 자신의 모든 정수를 담아 놓은 책이다. 아인슈타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 죤 스튜어드 밀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그 정수를 완벽하게 소화하면 누구나 다음 세 가지 중 하나를 경험할 수 있다. 
1. 바보 또는 바보에 준하는 두뇌가 서서히 천재의 두뇌로 바뀌기 시작한다. 
2. 그동안 억눌려 있던 천재성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3. 평범한 생각밖에 할 줄 모르던 두뇌가 천재적인 사고를 하기 시작한다. 
제1장 개인, 가문, 나라의 운명을 바꾸는 인문고전 독서의 힘
■ 21세기 대한민국 국민에게 금지된 것 
 지식 교육을 버리라니, 이는 우리의 운명을 백인들에게 맡기고 그들의 사슬에 묶여 마냥 끌려만 다니는 자실 행위와 다름없다. 
      - 윌리엄 듀보이스 (1868-1963) 미국 흑인 인권 운동가 -
 인류 역사를 보면 항상 두 개의 계급이 존재했다. 지배하는 계급과 지배 받는 계급, 전자는 후자에게 많은 것들을 금지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인문고전 독서였다. 
 조선의 지배계급은 인문고전 독서가 업(業)이었다. 피지배계급의 접근은 사실상 허락되지 않았다. 중국의 지배계급은 수시로 바뀌었다. 그러나 인문고전 독서를 지나칠 정도로 중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피지배계급은 그 세계로부터 늘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다. 일본의 쇼군 계급은 중국 고전을 마치 비밀문서처럼 전수했다. 다른 계급은 고전이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는 경
우가 일반적이었다. 유럽의 왕가와 명문 귀족 집안에서 실시한 교육은 인문고전 독서였다. 평민 이하 계급은 고전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었다. 미국의 백인 지배계급은 흑인 노예계급에게 인문고전 독서는 물론이고 문자교육 자체를 금지했다. 이는 농노에게 글을 가르치지 않고  죽지 않을 만큼 매질하고 감옥에 가둔 유럽 및 러시아 지배계급에게 배운 것이다. 21세기 지구의 지배계급이라 할 수 있는 선진국들은 인문 고전 독서에 열심이다. 그런데 21세기 지구의 대표적인 피지배계급이라고 할 수 있는 후진국들은 인문고전 독서와는 거리가 멀다. 
 21세기 대한민국 국민에게 금지된 것은 무엇일까? 초선진국이자 초강대국인 미국과 우리나라를 비교해 보자.
 미국 명문 사립 중고교의 인문고전 독서 열기는 놀라울 정도다. 1) 플라톤의 ‘국가’를 읽고 소화한다. 2) 도서관에서 플라톤의 ‘국가’를 주제로 집필된 모든 책을 찾아 읽는다. 3) 플라톤의 ‘국가’를 주제로 에세이를 쓰고 토론한다. 이런 식으로 인문 고전을 한 권씩 철저하게 떼는 일이 미국의 명문 중고교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중고교는 어떠한가?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과거 우리나라 십대들은 오늘날의 미국 십대들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인문고전을 열심히 읽고 공부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 풍토가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미국 대학들의 인문고전 독서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대표적인 사례들을 보자. 세인트 존스 대학은 4년 내내 인문고전 100권을 읽고 토론하고 에세이를 쓰는 게 교육과정의 전부다.  조지 와이드 대학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 토마스 제퍼슨의 멘토 조지 와이드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이 대학의 주 교육과정은 토머스 제퍼슨이 조지 와이드에게 4년간 받았던 교육 즉 멘토와 함께 인문고전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다. 예일대학은 ‘디렉티드 스터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존 로크나 마키아벨리의 저술 같은 인문고전을 중심으로  일주일에 한 번은 교수가 강의를 하고 두 번은 학생들끼리 세미나를 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를 마치면 필수 교양 여섯 과목을 수강한 것으로 인정한다. 뉴욕대학, 위스콘신대학, 보스턴대학, 시카고대학......등  약 160개 대학에서 인문고전 100권 독서 프로그램이나 인문고전 독서중심의 전공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들은 어떤가? 학부 교양교육의 많은 부분을 고전독서에 할애하는 대학도 없고, 대학생 대학원생을 모아놓고 인문고전 강독에 열을 올리는 교수도 없고, 스스로 인문고전을 구해서 치열하게 읽는 학생도 없다. 오히려 서울대를 비롯한 우리나라 10대 대학 도서관의 대출 순위 상위권을 보면 무협판타지 소설이나 일본 연애 소설이 싹쓸이하다시피 하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학에서 인문학 자체가 고사위기라는 소식이 단골로 보도되고 있다. 
 ‘부자 교육 가난한 교육’ 이라는 책이 있다. 황용길 미국 루이지에나 주립대학교 교육학과 부교수가 썼는데, 미국 부자 계급의 교육이 빈자 계급의 교육과 얼마나 다른지와 우리나라가 사실상 미국 빈자계급의 교육을 따라 하고 있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이 책을 보면 “고급 지식교육은 똑똑하고 능력 있는 아이들에게나 적당하다. 은행가(부자)의 자식과 광부(빈자)의 자식이 필요로 하는 교육은 종류가 다르다.”라는 말이 나온다. 우리나라교육에 큰 영향을 미친 교육평가론의 창시자 손다이크와 그의 추종자 메디슨 그랜트 등이 한 말인데, 그들은 진화론과 우생학을 신봉한 인종차별론자 였다. 끔찍한 사실은 그들이 미국의 빈자 계급에 실시할 목적으로 만들어 실제로 오늘날 미국 공립학교에서 시행중인 교육과정이 그대로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현재 각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문고전 독서량은 세계 몇 위일까? 이 책을 읽는 독자는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평균이상 책을 읽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 당신에게 묻고 싶다. 미국의 명문 사립 중고교 학생들처럼 인문고전을 읽고, 도서관에 가서 그 인문고전에 관한 주석서를 전부 읽고, 독후감을 쓰고, 토론을 해 본적이 얼마나 되느냐고. 이 질문에 대한 독자 개개인의 답이 우리나라 지식 경쟁력의 현주소이자 우리나라가 맞이하게 될 미래라고 생각한다. 
 두뇌의 수준은 그가 읽는 책의 수준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두뇌가 우수하지 못한 인간은 우수한 인간의 지배를 받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인류 역사의 어느 시대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지배계급은 그 사실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피지배계급의 문자교육 자체를 금지했다. 그 악습은 현대 민주주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 이상한 형태로 되살아났다. 문자교육 자체에 있어서는 평등을 추구했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불평등을 추구했던 것이다. 그 결과 오늘날 미국의 부자계급은 사립학교를 다니고 빈자계급은 공립학교를 다닌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나라에 들어온 미국 교육과정이 리더의 두뇌를 가진 사람을 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문고전 중심의 사립학교 교육과정이 아닌 공장의 부품 같은 두뇌를 가진 사람을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립학교 교육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교육과정이 완전히 정착하고 나자 우리나라에서 인문고전 독서교육 전통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유색인종 발전을 위한 국가협회’를 세운 흑인 지식인 듀보이스는 미국 인종주의 교육학자들의 교육이론에 반대해서 외롭게 투쟁했다. 황용길 교수가 정리한 듀보이스의 지식교육론 중 일부를 옮겨 보겠다. 
“어느 인종을 막론하고 미래의 지도자는 지식 중심으로 교육되고 배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식교육을 버리라니, 이는 우리의 운명을 백인들에게 맡기고 그들의 사슬에 묶여 마냥 끌려만 다니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듀보이스의 절규를 접하고 가슴에 묵직한 돌덩이 한 개가 얹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듀보이스의 절규가 곧 21세기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역사 속 초강대국들이 쉬쉬해온 비장의 무기 
 동양의 정치, 문화, 예술 등이 고대 중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 서양의 그것은 고대 그리스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고대 중국과 고대 그리스의 공통점은 2.000년 이상 살아남은,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각국의 석학들에게 거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문학, 역사, 철학 고전을 배출한 국가라는 것이다. 또한 당시에 세계 최강국이었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스파르타는 육체만 단련하지 않았나? 그래도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 중 가장 강한 국력을 자랑했다.” 이런 반론은 고대 그리스 시대에 관심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던질 수 있다. 그런데 플라톤의 ‘프로타고라스’에 따르면 스파르타는 체육보다 철학을 더 사랑했다. 탈레스, 솔론 같은 고대 그리스의 7현인이 부러워하고 칭송할 정도로 최고의 철학 및 변론 교육을 실시했다. 그렇다면 스파르타는 왜 강한 육체만 추구한 국가로 알려졌던 걸까? 플라톤은 ‘프로타고라스’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이 지방 사람들은 자신이 다른 그리스인들보다 뛰어난 것은 지혜로 인한 것이 아니라 싸움과 용기로 얻은 것이라고 남에게 인식시키려 하였습니다. 그들이 뛰어난 이유가 상세히 밝혀지면 모든 사람이 지혜를 갖추려 애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뒤를 이어 고전을 깊이 사랑한 국가는 로마였다. 물론 여느 시대 여느 국가와 마찬가지로 로마 역시 고전을 접할 수 있는 사람들은 한정되어 있었다. 그들은 귀족 중에서도 최상위 계층에 속한 사람들이었다. 반면 일반 시민들은 전문가들로부터 실용적인 지식을 전달받는 수준에 그쳤다. 
 유럽인들은 10세기까지만 해도 아랍인으로부터 미개인 취급을 받았다. 일례로 당시 아랍에서는 환자를 과학적으로 치료했지만 유럽에서는 향료를 끓이고 주문을 외웠다. 정치, 사회, 문화, 예술 등 다른 모든 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랍은 화려하고 세련되고 진보했던 반면 유럽은 그 반대였다. 아랍이 유럽을 몇 단계 앞서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열렬한 인문고전 독서 덕분이었다. 아랍은 711년에 이베리아 반도를 정복하고 그리스 로마 고전을 만났다. 그리스 로마 고전의 발상지 이면서도 고전을 잊고 살았던 유럽과 달리 아랍은 그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 아랍에서는 왕들이 나서서 인문고전을 애독했고, 국가적으로 인문고전 번역 사업을 실시했다. 덕분에 바그다드, 카이로, 톨레도, 코르도바 같은 도시에는 학자들이 몰려들었고 이들은 대학과 도서관에 그리스 로마 고전 거의 전부를 아랍어로 번역하고 주석서까지 발간했다. 파티미드 도서관 같은 경우 그리스 로마 고전과 관련 서적을 무려 110만 권 넘게 소장하고 있었을 정도였다. 
 유럽은 1085년에 아랍이 300년 넘게 지배하고 있던, 당시 이슬람 문화의 중심지 톨레도를 수복했다. 그리고 1102년에는 발렌시아를 탈환했다. 이 과정에서 유럽은 그동안 잊고 있었던 그리스 로마 고전의 세계와 접촉했고 그것은 미개했던 유럽을 영원히 바꾸어 놓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아이들’을 집필한 리처드 루빈스타인의 표현에 따르면 격리된 시골의 한 지역에 불과했던 유럽은 세계 문명의 중심지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중세 유럽의 도시국가들 중 가장 강력하고 부유했던 곳은 르네상스의 도시 피렌체다. 그곳의 정치인, 지식인, 금융인 들은 인문고전의 광신도였다. 
피렌체를 통치한 메디치 가문은 자녀에게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실시했다. 르네상스 시대에 가장 지혜롭고 강력한 통치를 자랑했던 로렌초 데 메디치 같은 경우 걸음마를 시작할 때부터 어머니가 그리스 로마 고전을 읽어 주었다. 덕분에 로렌초는 여섯 살 때부터 베르길리우스 같은 작가들의 글을 줄줄 읊을 수 있었다. 또 그에게는 가정교사가 네 명이나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은 플라톤 철학만을 전문적으로 가르쳤다. 메디치 가문은 유럽 거부들의 개인 서재나 유럽 각지의 수도원에 감춰진 인문고전 원전을 확보하고 번역하고 연구하는 일을 피렌체 학계의 전통으로 만들어 최초의 진정한 인문주의자라고 불리는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페트라르카의 제자들에게 어마어마한 자금을 지원했고, 피렌체의 학교 교육과정에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집어넣기 위해 노력했다. 메디치 가문의 행보는 피렌체의 정치인과 금융인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금융인들은 세계 각지로 사람을 보내서 인문고전 원전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고, 정치인들은 학자들이 인문고전 원전을 번역하는 일에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피렌체는 고대 아테네에 버금가는 명성을 가진 위대한 도시가 될 수 있었다. 
 근대에 들어서 가장 강력한 힘을 자랑한 국가는 영국과 프랑스다. 이 두 국가는 토머스 홉스, 존 로크, 몽테뉴, 셰익스피어, 밀턴, 데카르트, 존 버니언, 조너선 스위프트, 몽테스키외, 데이비드 흄, 볼테르, 장 자크 루소, 에드워드 기번, 벤담, 발자크, 찰스 디킨스, 스탕달, 뒤마처럼 그 이름 자체가 문학, 역사, 철학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배출했을 정도로 인문고전을 중시하고 사랑하는 전통을 지니고 있었다. 
 2차 세계대전 전까지 영국의 인문고전 독서는 
1. 가정교사에게 기초적인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받는다.
2. 명문 사립학교에 진학해서 체계적인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받는다.
3.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에 들어가서 그리스어 및 라틴어로 진행되는 인문     고전 수업을 듣고, 그리스 및 라틴어로 에세이를 쓰고 토론한다. 
 영국의 인문고전 독서는 상류층만의 것이 아니며 현재 진행형이다. 
 프랑스의 인문고전 독서교육 전통은 영국 이상이다. 프랑스의 중고교는 ‘철학학교’라 불릴 정도로 철학 교육을 중시하는데, 우리나라나 일본에 비하면 
대학원 이상의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만하다 싶을 정도로 미국을 우습게 보는 프랑스의 힘은 교육면에서 본다면 바로 인문고전 독서의 힘이다.         
 미국의 세계적인 영화배우이자 가수인 윌 스미스가 ‘리더스 다이제스트’ 기자와 만나서 한 인터뷰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한다. 
- 고등학교밖에 나오지 못하셨는데 대학에 가려고 생각한 적은 없나요? 
 저는 가장 소중한 것을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습니다. 전통적인 교육의 주된 목적은 사실과 숫자를 배우고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죠. 어떤 것을 이해하고 그것을 생활에 응용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아내와 저는 아이들을 집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보스턴 차 사건이 발생한 날짜 따위를 배우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초등학생이 플라톤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요? 
 네. 초등학교 때부터 플라톤의 ‘국가’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같은 철학고전을 읽지 않으면 훌륭한 미국 시민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문 고전은 우리 선조들이 소중하게 읽었던 것입니다. 알다시피 우리 선조들은 인문고전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정부 체제를 만들어 냈습니다. 
■ 국력 신장을 위한 일본의 국가적 프로젝트 
 아시아에서 인문고전 저자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인문고전 독서 전통을 가장 확고하게 세운 국가는 지난 2,000년 동안 중국이었다. 그 다음은 우리나라였다. 이는 묘하게도 중국이 지난 2,000년 동안 동아시아 최대 강국이었고 그 다음이 우리나라였다는 사실과 겹친다. 
 인문고전 독서를 업으로 삼았던 사대부들이 지배층이었던 중국 및 한국과 달리, 비록 유학을 공부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검도를 연마하는 것이 업이었던 무사들이 지배층이었던 일본은 대대로 중국과 한국에 머리를 조아려가면서 문물을 수입해 갔다. 중국과 한국의 시각으로 볼 때 일본은 참으로 미개하기 이를 데 없는 국가였다. 그런 일본이 메이지 유신을 통해 아시아 최강대국으로 변신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했는데, 그 배경에는 국가적인 인문고전 독서가 있었다.
 1만 엔권 지폐의 주인공 후쿠자와 유키치는 일본 국민들로부터 메이지 유신의 아버지, 일본 근대화의 선구자, 게이오 대학을 설립한 위대한 교육가로 칭송받고 있다. 
 하급 무사의 아들로 테어난 그는 열네 살까지 전형적인 일본 촌놈으로 지내다가 우연한 기회에 인문고전의 세계에 폭풍처럼 빠져들어 맹자, 논어, 좌전, 노자 등 중국 고전을 섭렵하고  서양학문인 난학(네델란드어로 번역된), 영학(英學)등을 공부한 뒤 메이지 유신의 사상적 터를 닦았다. 
 메이지 시대 국가 주도의 인문고전 독서 열풍은 20세기까지 계속되었다. ‘죽으라면 죽으리라’에 등장하는 1930년대 일본 고등학교를 보자. 
- 제1고교 : 3년 동안 매주 10시간 이상 외국어 교육, 라틴어 필수, 영․독․불    어 중 두 과목은 선택. 서양고전은 원어로 국어처럼 술술 읽는 능력까지     요구.
- 제2고교 : 모든 신입생이 칸트의 ‘순수 이성비판’ 읽기. 모든 재학생이 하    루 한 권의 책을 읽고 독서일기 쓰기     
- 고교에서 대학까지 4,000권의 책을 읽고 독서 일기를 쓴 사례는 평범에     속함
- 당시 일본은 군․경․관․재계에 인문고전 독서로 외국어와 학문에 정통한 인    재를 무한정 공급할 수 있었음 
- 2차 대전 후 일본의 인문고전 독서에 대한 열기는 사라졌으나 그 뿌리는    여전히 남아 힘을 발휘하고 있음 
 우리는 1,600년 동안 일본에 인문고전을 전달하고 가르쳤다. 그 전통은 1868년에 깨졌다. 메이지 유신 이후 우리는 일본에게 인문고전을 전달받고 가르침을 받는 나라가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많은 인문고전 번역서가 일본어 번역판을 다시 번역한 것이다. 국민, 자유, 평등, 권리, 민권, 인권, 토론, 사회, 정부, 정의, 철학, 원리, 의무, 책임,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 경제, 은행, 동산, 부동산 같은 용어들의 공통점은 일본이 서양 인문고전을 번역하면서 만들어낸 단어라는 것이다. 일본이 만든 이 용어들은 그대로 한국과 중국에 수출됐고 지금은 아예 자국어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양 인문고전 원전 번역의 역사 비교 
- 에드먼드 버크의 ‘프랑스 형명에 대한 성찰’ : 일본 1881년, 한국 2008년 
- 몽테스키외의 ‘로마의 흥망성쇠 원인론’ : 일본 1883년, 한국 2007년 
- 플라톤 전집 원전 : 일본  1900년대, 한국 아직.....
-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 일본 1940년대, 한국 2007년 
 미래에 세계의 고전이 될 가능성이 있는 우리나라 고전 및 근현대 문학작품을 외국에 알리는 일도 일본에 비교하면 심히 부끄러운 수준이다. 일본은 이미 1990년대 초반에 2만여 종 이상의 자국 문학 작품을 외국어로 번역했지만 우리나라는 2006년까지 고작 1,500여 종 정도로 번역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우리는 일본에 문물을 전해주던 선진국에서 전달받는 후진국으로 전락했다. 안타깝게도 그 절망스러운 역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조선 역사상 가장 강대한 국가를 건설했던 세종대왕은 백성 개개인의 두뇌 수준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인문고전 독서에서 찾았다. 1434년 7월, 세종대왕은 30만 권 분량의 종이를 준비하라는 영을 내렸다.‘자치통감’을 대량으로 인쇄해서 전국에 배포하기 위해서였다. 세종대왕은 노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큰 활자를 주조해서 책을 찍도록 했고, 주석 작업에 친히 참여하기까지 했다. 
 세종대왕 당시는 왕정 시대였으니 나라의 주인은 당연히 왕이었다. 반면 지금은 민주주의 시대이고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그러니 나라를 바꾸고 싶다면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인문고전 독서의 영을 내려라. 그리고 치열하게 독서하라. 그러면 오래지 않아 당신 자신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완벽하게 바뀔 것이다.
■ 법조인 130명 VS 전과자 96명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인문고전 독서는 가문은 물론이고 개인의 운명까지 결정짓는다. 조너선 에드워즈는 벤저민 프랭클린보다 미국에 더 위대한 영향을 끼친 존재라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다. 그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아버지로부터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받았다.  그는 이미 유년 시절에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었다. 덕분에 고작 열두 살에 예일 대학에 입학했고, 4년 뒤에 수석으로 졸업했다. 또 그는 스물한 살에 예일 대학 교수가 되었고, 나중에는 프린스턴 대학의 전신인 뉴저지대학의 총장이 되었다.         
 미국 뉴욕시 교육위원회에서 조너선 에드워즈의 가문을 5대에 걸쳐 조사한 적이 있다. 한 사람의 지적, 영적 수준이 후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를 조사했는데 그 비교 대상으로 마커스 슐츠를 선정했다. 그는 조너선 에드워즈와 같은 시대 사람이었고, 같은 지역에 살았으며, 같은 경제력을 가졌고, 같은 수의 가족이 있었다. 다만 영적으로 ‘성경’을 삶의 지표로 삼고 지적으로 인문고전 독서에 힘쓰는 전통을 후손에 물려준 에드워즈와 달리 슐츠는 ‘성경’에 무관심하고 인문고전 독서에 문외한인 전통을 물려주었다.
 뉴욕시 교육위원회는 두 가문의 후손을 5대에 걸쳐서 면밀하게 추적했다. 조너선 에드워즈의 후손은 896명이었다. 여기서 1명의 부통령, 4명의 상원의원, 12명의 대학 총장, 65명의 대학교수, 60명의 의사, 100명의 목사, 75명의 군인, 85명의 저술가, 130명의 판․검사 및 변호사, 80명의 공무원이 나왔다. 마커스 슐츠의 후손은 1,062명이었다. 여기서 전과자가 96명, 알코올 중독자가 58명, 창녀가 65명, 빈민이 286명, 평생 막노동으로 연명한 사람이 460명 나왔다. 미국 정부는 마커스 슐츠의 후손들을 위해서 무려 1억 5,000만 달러를 국고보조금으로 지출했다. 
 결론을 내리자. 인문고전 독서는 나라와 가문과 개인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아니 나라와 가문과 개인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뭔가 세상이 잘못되었다고 느껴지거든 낙담하거나 한탄할 시간에 인문고전을 펴길 권한다. 그러면 언젠가 반드시 당신 자신이 혁명적으로 변하고, 당신 가문에 인문고전 독서의 전통이 생기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가문에서 배출된 인재들이 우리나라와 세계와 인류의 역사를 바꾸는 위대한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제2장  리더의 교육, 팔로어의 교육
* follow : 뒤를 잇다. 뒤를 따르다. 좇다. 따라서 흉내 내다.
  follower : 수행원, 신하, 신봉자, 추종자, 모방자, 아류, 지지자, 제자 
■ 하버드 교수도 열광한 카를 비테식 ‘다른교육’
 약 200년 전 독일 시골 마을에서 목회를 하던 카를 비테는 태어날 아이를 성공적으로 교육하고자 플라톤, 에라스뮈스, 존 로크, 루소, 페스탈로치 같은 위인들이 집필한 교육 서적과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와 로마의 교육에 관한 
문헌들을 연구했는데, 하나같이 19세기 당시 독일의 교육과 ‘다른 교육’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카를 비테는 자신의 아들이 비록 지능이 떨어지긴 했지만 ‘다른 교육’을 받으면 얼마든지 천재가 될 수 있다는 확신. 그는 태어난 지 15일 된 아들에게 위대한 시인들의 시를 읽어주었다. 두 살 때부터는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같은 고전을  읽어주었고, 여덟 살 때부터는 혼자 그리스 로마 고전을 원전으로 읽게 했다. 
 카를 비테 주니어의 두뇌는 위대한 천재들이 집필한 인문고전을 지속적으로 접하면서 기적처럼 변했다. 그는 고작 아홉 살에 라이프치히 대학 입학자격을 취득했고 열세 살에 기센 대학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열여섯 살에 하이델베르크 대학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곧바로 베를린 대학 법대 교수로 임용됐다. 이후 여든세 살로 세상을 떠날 때가지 당대를 대표하는 천재로 칭송받았다. 
 카를 비테는 아들을 천재로 키운 비결을 책으로 썼다. 그런데 그 책은 갑자기 세상에서 사라졌다가 20세기에 하버드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되었다. 
 이 책을 발견한 레오 워너 교수는 그의 아들 로버트 워너와 딸 콘스탄스를 카를 비테식 교육으로 성공시켰다. 그것은 모두 인문고전 독서교육에 중점을 둔 것이었다. 
 학교교육의 시작은 프러시아가 유럽열강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군인과 공장노동자를 양성하기 위해 시작되었고 영국 역시 산업혁명으로 부족한 말잘 듣는 노동자를 양산하기 위한 목적에서 학교교육이 시작되었다. 
 일제는 프러시아 즉 독일에서 시작된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우민정책을 우리나라에 그대로 이식했다. 쉽게 말해서 당신이 받은 학교 교육과 지금 우리나라 십대들이 받고 있는 학교 교육은 직업 군인과 공장 노동자를 생산하는 게 목적이었던 교육시스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제는 진심으로 깨달아야 한다. 당신이 학교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배우고도 두뇌와 삶에 어떤 변화도 없었던 근본적인 이유를 알아야 한다. 당신의 자녀가 학교를 다니면 다닐수록 머리가 비상해지고 삶의 지혜가 쌓이는 게 아니라 두 눈의 총기를 잃고 지혜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게 되는 본질적인 이유를 알아야 한다. 학교를 부정하거나 다니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교사
들이나 교육부에 돌을 던지라는 의미도 아니다. 학교는 다녀야 한다. 그것도 될 수 있으면 최고의 학교를 다녀야 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새로운 두뇌를 갖고 싶다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면 지금부터라도 하루 또는 일주일에 몇 시간씩 카를 비테식 ‘다른 교육’을 실천하기 바란다. 위대한 고전을 집필한 인류의 스승들과 지속적으로 만나 깊은 정신적 대화를 하기 바란다. 
■ 장한나는 왜 하버드 철학과를 선택했을까? 
 ‘천재들의 뇌’라는 책에 따르면 일본의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음악교육가였던 스즈키 신이치는 일종의 음악교육 실험을 했다. 그는 교육에 참가한 부모들에게 다음과 같이 주문했다. 
1. 아이가 한 살이 되면 클래식 음악을 들려줄 것  
2. 두 살 때부터는 음악 감상의 강도를 본격적으로 높일 것 
3. 음악 감상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교육에 참가한 다른 아이들 또는 부모와     함께 들을 것 
4. 부모는 클래식 악기를 배울 것 
 아이들이 자라면서 음악교육은 보다 전문적으로 진행되었고 아이들은 다들 훌륭한 연주자로 성장했다. 5%는 전문 연주가의 길을 가도 될 정도의 재능과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천재 음악가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소련은 각 나라의 대표적인 수학 영재들을 모아 수학 올림피아드를 조직했다. 그리고 무려 12년 동안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특별한 교육을 시켰다. 천재 수학자를 배출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소련 정부의 파격적인 후원에도 불구하고 천재 수학자는 나오지 않았다.   
 스즈키 신이치의 음악교육과 소련의 수학 올림피아드 교육에 빠진 게 하나 있다. 인문고전 독서교육이다. 만일 두 교육실험이 카를 비테식 ‘다른 교육’ 의 정신과 방법하에 진행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분명히 천재가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는 1) 카를 비테가 자신이 창안한 ‘다른 교육’을 
받으면 누구라도 천재가 될 수 있다고 확언했고. 2) 실제로 카를 비테식 교육을 받은 인물 중에 천재가 나왔고. 3) 바흐, 헨델, 베토벤, 바그너 같은 천재 음악가와 데카르트, 파스칼, 뉴턴, 라이프치히, 오일러 같은 천재 수학자들이 하나같이 인문고전 독서가였기 때문이다.
 나는 7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숱한 영재들을 만났다. (그들이 지금은 대학교 4학년 정도) 교사로서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게 된 초기 3년은,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천재를 만드는 교육에 관심이 무척 높았다. 나는 천재를 다룬 많은 책과 논문 등을 읽었고, 천재로 발전할 소질이 다분한 영재연구소 아이들과 부모들을 심층 인터뷰하기도 했다. 
 그렇게 얻은 결론은 “1) 우리나라에 영재는 넘치도록 많다. 2) 대부분의 영재는 중고등학교 때 어린 시절의 빛을 잃는다. 3) 영재에서 천재로 넘어가는 아이는 ‘전혀 없다’ 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왜 아이들은 교육을 받으면 받을수록 두뇌의 빛을 잃게 된다는 말인가? 물론 지식 측면에서는 월등한 진보를 보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밝혔듯이 아무리 많은 지식을 축적한다 한들 백과사전은 될 수 있을지언정 천재는 될 수 없다. 천재는 지혜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영재교육의 한계는 천재의 본질에서 벗어났다는 데 있다. 음악 영재교육의 예를 들어보자. 대부분의 음악 영재교육은 악기 연습이 치중한다. 내 제자 중 한 명은 유명 음악잡지에 인터뷰가 실릴 정도로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자랑했는데 그 아이가 받았던 교육은 매일 열 시간씩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이었다. 만일 그 아이가 인문고전 독서를 병행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바흐나 헨델 같은 천재 음악가들이 그랬듯이 두뇌를 지속적으로 위대한 고전에 노출시켜서 거대한 변화를 경험하고 그 놀라운 깨달음을 연주에 불어넣었다면 말이다. 
 장한나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 연주가다. 그는 하버드 대학교에 입학한 뒤 전공으로 음악이 아닌 철학을 선택했다. 그가 이런 결단을 내린 이유는 지휘자 주세페 시노폴리의 권유 때문이었다. 그는 장한나에게 진정으로 위대한 음악가가 되려면 반드시 인문고전을 공부해야 한다며 하버드 대학교 철학과를 추천했다. 요요마가 하버드 대학교 인문학 학부과정을 졸업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였을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 수학․과학 영재교육의 실태를 살펴보았다.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기존 원리를 터득하고 보다 복잡한 계산, 조금 더 심도 있는 실험을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교육으로는 천재를 만들어 낼 수 없다. 수학과 과학의 천재들은 원리 자체를 만들거나 발견한 사람들이다. 즉 수학․과학 영재교육이 천재를 배출하려면 기존 원리를 터득하는 교육이 아니라 새로운 원리를 창조하거나 발견하는 교육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데카르트, 파스칼, 뉴턴, 라이프치히, 오일러, 가우스, 아인슈타인, 하이젠베르크 같은 수학․과학 천재들의 공통점은 1) 새로운 원리를 발견하거나 창조한 천재들이 쓴 고전에 심취했다. 2) 새로운 원리를 발견하거나 창조했다. 3)새로운 고전을 집필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석학들 중에는 역사나 철학을 외면하고 자신의 연구 분야에만 매달리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 소문난 삼류학교 시카고 대학이 노벨상 왕국이 된 사연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15세가 되도록 문맹이었던 치원 황상에게 인문고전을 가르쳤다. 몇 년 뒤 황상은 조선의 천재들을 매혹하는 지식인으로 성장해 유배지에서 풀려난 추사 김정희가 그를 찾아 갔을 정도이다.  
 연암 박지원도 집이 워낙 빈한하여 15세가 되도록 문맹이었다. 그런 박지원에게 처숙 이군문이 인문고전 읽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박지원은 이후 3년 동안 두문불출 인문고전만 읽었다. 마침내 방문을 열고 나왔을 때 그는 더 이상 과거의 박지원이 아니었다. 그는 천재가 되어 있었다. 
 아이작 뉴턴은 초등학교 시절 계속해서 전교 꼴찌를 하다가 학습부진아 반에 들어간 경력이 있다. 교장 선생님은 그런 뉴턴을 안타깝게 여겨 인문고전을 소개해 주었다. 이후 뉴턴의 삶은 인문 고전 독서로 채워진다. 그 결과 한 때 저능아 취급을 받았던 뉴턴은 휘황찬란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법한 천재적인 두뇌의 소유자로 변했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면서 과학의 역사를 새로 썼다. 
 윈스턴 처칠은 열세 살에 해로(Harrow) 학교에 전교 꼴찌로 입학했다. 4년  6개월의 재학기간 동안에도 내내 거의 전교 꼴찌를 도맡아 했다. 그는 어머
니의 권유로 스물세 살에 인문고전 독서를 처음 시작했는데 하루 평균 네다섯 시간씩 책을 읽었다. 처칠의 인문고전 독서는 그의 두뇌를 변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 되었고,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토머스 에디슨은 초등학교 입학 3개월 만에 퇴학당한다. 하지만 교사 출신인 그의 어머니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직접 에디슨을 교육했다. 아홉 살에 리처드 그린파커의 ‘자연과 실험의 철학’을 독파하고 시어스의 ‘세계사’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흄의 ‘영국사’ 같은 역사 고전과 셰익스피어, 찰스 디킨스의 소설 같은 문학고전 등이 뒤를 이었다. 20대에는 도서관을 통째로 읽어버리겠다며 도서관에 살다시피 했다. 
 그는 세계 최고 기록인 1,093개의 특허를 따내면서 발명왕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 제너럴 일렉트릭을 창업했다. 
 과거의 자신을 죽이는 처절한 자기투쟁이 뒤따르지 않는 인문고전 독서는 지식의 축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누누이 말하지만 지식은 인간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삶의 근본적인 변화는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지혜가 있을 때 생겨난다. 다름 아닌 그 ‘지혜’를 갖는 것을 나는 인문고전 독서를 통한 ‘변화’라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이다.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제대로’ 하다보면 언젠가는 우리나라에도 뉴턴, 처칠, 에디슨 같은 아니 그들을 뛰어 넘는 위대한 천재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강력한 믿음이다. 뜨거운 믿음이 없는 인문고전 독서는 단순한 여가선용 이상의 효과를 보기 어렵다. 태양을 향해 던지는 창이 가장 높이 올라가듯이 인문고전 독서 또한 최고 수준의 변화를 목표할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 
 미국 백악관 차관보를 지낸 강영우 박사는 저서 ‘우리가 오르지 못할 산은 없다’에서 말하고 있다. 
 “시카고 대학을 노벨상 왕국이라 한다. (…) 시카고 대학이 노벨상 왕국이 된 데는 항존주의 교육철학의 시조인 로버트 허친스 총장의 공적이 컸다. 1890년에 창설된 후 별볼일 없는 대학으로 1929년까지 유지되어오던 시카고 대학은 인문고전 독서교육의 광신도라고 하는 로버트 허친스 박사가 총
장이 되면서 교양교육의 일환으로 고전 100권을 각 분야에서 읽도록 했다. (……) 그러한 교양교육의 성과로 시카고 대학동문 교수 중에서 엄청나게 많은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게 된 것이다.”   
 시카고 대학은 미국의 대부호였던 존 데이비슨 록펠러가 설립한 대학이다. 이 대학은 설립연도인 1890년부터 1929년까지 둔재들만 가던 소문난 삼류학교였다고 한다. 그런데 1929년을 기점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싹쓸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노벨상 수상자가 폭증한 것이다. 1929년부터 2000년까지만 봐도 시카고 대학이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는 무려 예순여덟 명에 달한다. 
■ 물음표 교육을 살려야 천재가 산다.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지만 , 전체 노벨상 수상자의 22%를 배출해 낸 유대인 교육처럼 물음표 교육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인문고전 독서교육 중 철학고전 독서교육은 학생들 스스로 지식의 근본원리, 즉 지혜에 도달할 때까지 ‘왜?’라고 묻게 만든다. 왜 그렇게 되는지 궁금한 사람은 오늘부터 철학고전을 읽어보기 바란다. 그 이유를 저절로 깨닫게 될 것이다. 감히 주장하고 싶다. 만일 철학고전 독서교육이 제대로 정착하면 우리나라는 유대 민족보다 더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함은 물론이고 천재들을 지속적으로 길러내게 될 것이라고. 
■ 논술을 위한 인문고전 독서는 하지마라 
 조선시대에 과거시험 공부의 정석을 깨뜨린 한 선비가 있었다. 그는 아들에게 족집게 선생을 붙여 주지도 않았고, 여러 책을 짜깁기한 교재를 공부하게 하지도 않았다. 대신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시켰다. 아들의 독서가 어느 정도 무르익자 그는 비로소 과문(科文)을 짓게 했다. 오늘날로 말하면 논술 모의고사를 보게 한 것이다. 그러자 그 과문을 본 선비들이 글재주가 놀랍다며 다들 칭찬했다. 아들을 통해 인문고전 독서교육의 효과를 경험한 그는 다른 학생들을 대상으로 아들과 동일한 교육을 했다. 그러자 아들과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선비는 다산 정약용이다. 
 단국대학교 이해명 교수는 그의 아들이 초등학교 때 ‘논어’와 ‘맹자’를 직접 가르쳤다.  그리고 
 초등학교 5-6학년 : ‘명심보감’ ‘논어’ ‘맹자’ 한문 원전을 필사하면서 외우는 방식으로 읽혔다. 
 중학교 : ‘장자’, 사마천의 ‘사기열전’,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볼테르의 ‘영국인에 관한 서한’,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등을 원서로 읽혔다. 
 고등학교 : 플라톤의 ‘국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루소의 ‘사회계약론’, 셰익스피어의 ‘희곡집’, 괴테의 ‘파우스트’ 마르크스의 ‘자본론’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등을 원서로 읽혔다. 
 결과는 놀랍다. 이해명 교수의 아들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5회 응시한 전국 논술 경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3회 수상했고 2회 입상했다. 
 이해명 교수는 그의 저서 ‘이제는 아버지가 나서야 한다.’에서 위의 사례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을 들려준다. 자신에게는 지능지수가 같은 두 자녀가 있는데,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따느라 바빠서 첫째는 평범하게 교육했고,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단국대학교 사범대학 교수로 임용되면서 여유가 생기자 둘째에게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포함한 특별한 교육을 시켰는데, 영어 실력과 학력 면에서 둘째가 첫째보다 월등한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말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인문고전 독서 교육의 목적을 대학 입학에 두지 마라. 그것은 논술학원에서나 할 일이다. . 그것은 아이의 두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경지다. 평범한 아이를 세종, 이순신, 정약용, 박지원, 허준, 김구, 레오나르도 다빈치, 에디슨, 아인슈타인 같은 인물로 키워내는 경지다.        
 이제부터는 당신의 아이가 천재를 만날 수 있게 하라. 인류의 역사를 새로 쓴 위대한 천재들이 필생의 힘을 기울여 집필한 위대한 고전의 세계에 빠지게 하라.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2학년까지는 인문고전 독서를 전혀 시키지 않기를 권한다. 이때는 마음껏 뛰어 노는 게 최상의 공부다. 
 초등학교 3-4학년 때는 인문고전 저자들의 이름을 수시로 들려주면서 그들
이 얼마나 특별한 삶을 살았고 또 얼마나 위대한 책을 썼는지 등에 관해서 알려주어라. 쉽게 말해서 동기부여를 해 주라는 의미다. 그러면 초등학교 5학년부터 시작될 인문고전 독서교육에 높은 기대감을 갖게 될 것이다. 
 어떤 부모들은 초중고생 눈높이에 맞게 쓰인 인문고전이나 인문고전을 재미있게 풀어 쓴 만화책 등을 읽히는 것은  어떠냐고 묻는다. 물론 그런 책을 읽히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말하는 독서는 아니다. 
 인문고전 독서는 전통적으로 원전을 읽게 해야 한다. 단 한 페이지를 넘기기 위해 몇 시간 또는 며칠 노력을 요하는 어려움을 그 책을 지은 천재와 씨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 저자의 인문고전 방법론 
1. 통독하게 하라.     2. 정독하게 하라.     3. 필사하게 하라. 
4. 자신만의 의견을 갖게 하라.      5. 인문고전 연구가와 토론을 시켜라. 
 통독은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내리 읽는 것을 뜻한다. 통독을 시킬 때 유의할 점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나오더라도 그냥 넘어가라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통독이 정독이 된다. 
 정독은 통독보다 열 배는 어렵다. 정독을 시킬 때 유의할 점은 아무리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나오더라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게 하라는 것이다. 두뇌의 변화는 다름 아닌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에 반드시 밑줄을 긋게 하라. 필사를 위해서다. 
 필사는 책을 베껴 쓰는 것을 말한다. 원칙적으로는 책 전체를 필사하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정독을  하면서 밑줄을 그어둔 부분만 필사해도 괜찮다. 
 자신의 의견을 갖는 것, 이는 모든 독서의 목적이다. 나는 통독-정독-필사를 제대로 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갖게 되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 나는 인문고전 연구가가 아닌 사람과 인문고전 독서토론을 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특히 초중고 학생들끼리만 하는 토론은 두 손 들어 말리고 싶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문고전 독서교육은 두뇌의 비약적 성장을 목표로 한다. 그런데 두뇌 수준이 비슷한 친구나 같은 반 아이들끼리 토론을 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천재의 저작을 자기네 수준에서 이해하고 분석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래서 인문고전을 연구한 전문가의 자문이 필요하다.
■ 행복한 천재를 만드는 인문고전 독서교육 
인문고전 독서교육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모의 욕심이다. 존 스튜어트 밀, 노비트 위너, 윌리엄 제임스 사이디스의 부모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인문고전 독서교육의 초점을 자녀들에게 둘 줄 몰랐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자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었다. 당연히 그들의 교육은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존 스튜어트 밀은 어린 시절 그의 아버지로부터 칭찬을 받은 적이 없고, 휴일을 허락받지 못했으며 꾸중 속에서 자랐다. 
 위너 역시 자서전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수업은 늘 가정불화로 끝났다. 나에게 실망한 아버지는 고함을 질러댔고, 어머니는 아버지에 맞서 나를 감싸기 바빴다. 나는 두 분 사이에서 울기만 했다. 
 사이디스는 부모와의 불화로 정신병원에 입원 당한 적이 있고 성장해서는 부모와 거의 단절하고 살았다. 
 그러나 카를 비테의 아들 카를 비테 주니어는 인문고전 독서교육으로 천재가 되었지만 어떤 부작용도 겪지 않았다. 그는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받으면서 깊은 행복감을 느꼈다. 또 그는 평생 가족 및 주변 사람들과 화목하게 지냈고, 어디를 가든지 환영을 받았고, 누구를 만나든 금세 친구가 되었다. 카를 비테 주니어의 교육을 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1. 실컷 놀면서 교육 받았다. 
 2. 사랑과 격려가 바탕이 된 교육을 받았다. 
 3. 하나님을 경외하는 분위기에서 교육을 받았다. 
 카를 비테는 자녀에게 “책을 읽어라”라고 하지 않았다. 대신 엄밀하게 선정한 인문고전이 가득 꽂힌 책장을 선물했다.  그리고 비테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이가 하루에 두 시간 이상 독서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덕분에 카를 비테 주니어는 어린 시절 내내 친구들과 원 없이 놀면서 행복하게 보낼 수 있었다. 
 정리를 하자. 
 부모의 강압적인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통해서도 천재가 만들어질 수 있음은 역사가 증명했다. 하지만 그런 천재들은 대개 정신질환자의 길로 가게 된다는 것 역시 역사가 증명했다. 감히 말하고 싶다. 불행한 천재를 만드는 인문고전 독서교육은 하지 않는 게 옳다고.  
 다행스럽게도 역사는 또 다른 사실을 증명했다. 행복하고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실시되는 인문고전 독서교육은 행복한 천재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말이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아이에게 행복하고 즐거운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시키기를 바란다.  
제3장, 자본주의 시스템의 승자가 되는 법 
■ 런던 빈민가의 접시닦이, 세계 금융의 황제가 되다. 
 철학자가 되고 싶은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열두 살이 되던 해부터 철학고전을 읽었다. 비록 내용을 제대로 이해한  책도 끝까지 읽은 책도 거의 없었지만 소년은 철학고전 독서를 통해 사고의 수준을 비약적으로 향상할 수 있었다. 청년이 된 소년은 자본주의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영국 런던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리고 그곳에서 약 9년간 패배자로 살았다. 
 청년은 런던 빈민가를 전전하면서 접시닦이, 웨이터, 페인트 공, 공장 노동자, 통조림 공장 공원, 마네킹 공장 공원, 수영장 안내원, 철도역 짐꾼 등으로 일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대부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구박 받고, 해고당하고, 부상당하고, 여자 친구에게 버림받고…….
 그는 모든 것이 돈이 없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금융계로 뛰어 들었지만 거기서도 그는 심부름꾼을 면치 못했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증권 분석사 시험에도 떨어졌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그런 실패의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도 청년이 온 힘을 다해 철학고전을 읽었다는 점이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 에라스뮈스, 마키아벨리, 홉스, 베르그송 같은 천재 철학자들의 저작을 마치 고시를 준비하듯 빈틈없이 공부했고, 자신을 소크라테스의 사도라 칭한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철학자 중 한 명인 칼 포퍼에게 편지를 보내 개인지도를 요청할 정도로 
철학 공부에 열의를 보였다. 그의 뜨거운 철학 공부는 9년간의 런던 생활을 마치고 미국으로 간 뒤에도 계속되었다. 
 그는 뉴욕의 한 금융회사에 입사했다. 거기서도 그는 철학서적에 묻혀 살았고, 밤을 지새우며 철학 논문을 쓰기도 했다. 
 1992년 10월, 그는 세계 금융계의 황제가 되어 영국 땅을 밟았다. 비참한 패배자로 런던을 떠난 지 약 36년 만이었다. 그는 파운드화의 가치가 폭락하는 순간을 노려 영국 중앙은행에 도전했는데 일주일 만에 무려 1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조 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였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조지 소로스다. 조지 소로스는 자신의 투자성공 비결을 ‘철학 하는 것’이라고  그의 저서 ‘금융의 연금술’ 등에서 고백했다. 
 조지 소로스는 지금도 철학 공부를 열심히 하고, 철학 논문을 쓰고, 세계적인 철학자들을 자택에 초대해서 토론을 벌인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금융 황제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 최초의 철학자는 최고의 투자가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을 보면 최초의 철학자라고 불리는 탈레스의 일화가 나온다. 그는 비난을 받았다. 돈도 못 버는 주제에 철학한다고, 그래서 결심했다. 철학자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큰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로. 이를 위해 그는 철학적 사고를 잠시 경제적 사고로 전환시켰다.   탈레스는 기후변화를 분석해서 이듬해 올리브가 대풍작이 될 것을 예상하고 주변에 있는 올리브기름 짜는 기구를 전부 임차했다. 겨울이어서 아주 싼 가격으로 ……. 곧이어 수확철이 오자 높은 가격에 기계를 임대해서 순식간에 큰돈을 벌었다. 놀랍게도 비난받던 철학자는 최고의 경제인이 되었다. 
 조지 소로스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철학자의 두뇌를 가진 사람은 순식간에 경제를 지배해 버린다. 이유는 경제활동이 곧 두뇌활동이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 최고의 두뇌들이 모인 월스트리트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월스트리트의 꼭대기에는 철학고전에 정통한 사람들이 있다. 
 철학고전은 사람의 두뇌를 차원이 다르게 바꾸어 버린다. 사고의 수준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킨다. 철학고전 독서로 다져진 두뇌는 시장의 본질을 본다. 
평범한 책만 읽는 사람은 죽었다 깨나도 볼 수 없는 그 무엇을 본다. 결과는 인간의 수준을 초월한 이익의 실현이다. 
 서점에는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 피터 린치, 짐 로저스 등등 자본주의 세계의 최고 승자들의 투자 비법을 담은 책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그들의 책을 죽어라고 읽고 그들의 비법을 열심히 따라 한 사람들 중에 놀라운 이익을 실현한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치열한 인문고전 독서로 두뇌의 수준을 한 차원 높인 뒤에 터득한 투자의 비결을 담은 그들의 글을, 인문고전을 전혀 읽지 않은 두뇌의 수준에서 이해하고 투자에 적용하기 때문이다. 비유하면 오토바이 운전면허도 없는 사람이 세계 최고의 오토바이 곡예사가 쓴 책을 읽고 그대로 따라하는 것과 같다. 이런 사람이 어떤 결과를 얻겠는가? 최소한 중상, 최악의 경우 사망이다. 
 경제적 약자를 위한 인문고전 독서 프로그램인 클레멘트 코스를 만든 얼  쇼리스는 ‘희망의 인문학’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이제껏 속아 왔어요. 부자들은 인문학을 배웁니다. 인문학은 세상과 잘 지내기 위해서, 제대로 생각할 수 있기 위해서, 그리고 외부의 어떤 ‘무력적인 힘’이 여러분에게 영향을 끼칠 때  무조건 반응하기 보다는 심사숙고해서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공부입니다.” 
 쉽게 말해서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은 인문고전 독서로 다져진 사람들의 두뇌에서 나왔다. 이는 인문고전 독서에 정통하지 않고서는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이 돌아가는 방향을 알 수 없고, 부를 쌓기 위해 하는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 자본주의는 인문학 전통에서 만들어졌다. 
 1776년은 우리가 몸담고 있는 현대 자본주의 세계의 초석이 만들어진 해라고 말 할 수 있다. 영국 글래스고 대학 철학교수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출간해 경제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창시했고,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즉 현대 자본주의의 이론적 배경이 된 경제학 출현과 정치적 배경이 된 미국 독립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애덤 스미스는 14세에 글래스고 대학에 입학, 고대 그리스어와 문학 강의
의 최고봉 던 롭 교수와 위대한 철학자 프랜시스 허치슨 교수 등에게 최고 수준의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사사 받는다. 
 몇 년 뒤 옥스퍼드 대학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공부를 마치고 다시 글래스고 대학의 교수로 부임한다.
 여기서 우리는 철학과 경제학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의미 있는 통찰을 할 수 있다. 최초의 철학자는 최고의 경제인이었고, 부를 다루는 학문을 창시한 최초의 근대적 의미의 경제학자는 철학과 교수이자 철학 고전의 저자였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애덤 스미스, 존 메이너드 케인스와 더불어 3대 경제학자라고 불리는, 역사상 가장 독특한 경제학자였던 카를 마르크스 또한 인문고전 독서광이자 철학자였고, 철학고전이자 경제학고전인 ‘자본론’을 집필했다는 것이다. 
 고전 경제학 이론은 1929년 10월 대공황이 오면서 막을 내렸고 현대 경제학이 탄생했다. 
 케인스는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그 결과 세상에는 언제나 식량 부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전쟁을 일으키거나 전염병을 퍼뜨려서 인간을 억제해야 한다. 잉여인간들을 없애야 한다”라는 악마적인 주장을 편 ‘인구론’의 저자 토머스 멜서스의 열광적인 신봉자였다. 또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서구 지식인 사회에서 유행했던 황인종의 증가는 인류의 재앙과 마찬가지이므로 전쟁을 통해서라도 황인종 수를 줄여야 한다는 소위 ‘황화론’의 열렬한 추종자였다. 또 그는 나치 독일이 인종 청소의 이론적 근거로 이용한 ‘우생학’의 창시자 프랜시스 골턴의 숭배자이기도 했다. 
 케인스가 주축이 되어 설립된 것이 ‘세계은행’과 ‘IMF’ 다. 비슷한  금융위기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IMF가 유럽에는 심히 관대한 처분을 내리고 아시아에는 가혹한 처분을 내렸던 배경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남미의 전설적인 혁명가 체 게바라는 그런 IMF의 속성을 간파하고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IMF는 월 스트리트로 상징되는 서구의 거대 경제 질서의 이익을 대변할 뿐이다.” 
 1970년대에 스테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그런데 케인스의 이론은 그 현상을 설명할 수 없었다. 그때 밀턴 프리드먼을 중심으로 한 시카고 학파가 등장해서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리고 세계 금융계의 왕자를 차지했다. 세상은 그들을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라고 부른다. 
 시카고 학파의 요람인 시카고 대학 학생들은 1990년대 초반에 총장을 몰아낸 적이 있다. 휴고 소넨샤인 신임 총장이 입학 후 2년 동안 인문고전 독서만 하는 시카고 플랜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이를 단축하려 했기 때문이다. 시카고 대학 학생들은 이미 중고등학교 시절 인문고전 독서를 충실히 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여기에 더해 대학교에서 다시 한 번 철저하게 인문고전을 공부한다. 그리고 경제학 공부를 한다. 반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치열한 인문고전 독서 없이 바로 경제학으로 들어간다. 둘 중 누가 경제학의 본질을 꿰뚫을 것이며, 둘 중 누가 기존 이론을 뛰어 넘는 혁명적인 경제학 이론을 들고 나와서 세계 경제학계를 지배하게 될 것인지, 그리고 둘 중 누가 세계 금융계의 두뇌가 될 것인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 전 세계 0.1 퍼센트의 부자들은 인문고전을 읽는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전 세계 부의 90% 이상은 세계 인구의 약 0.1%가 소유했다. 민주주의가 도래하기 전에 그 0.1%는 왕과 귀족이었다. 지금은 월 스트리트 투자자와 세계적인 기업가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의 부자인 왕과 귀족들은 신분제도를 만들어서 평범한 사람들이 부자의 세계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현대의 부자들은 교육제도를 통해서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세계로 진입하는 것을 막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사립학교와 공립학교다. 과거의 부자와 현대의 부자들은 공통점이 있다. 인문고전 독서가라는 사실이다. 
☆ 세계 최대 투자자들의 인문고전 독서 
- 세계 최대 증권회사인 메릴린치를 창업한 찰스 메릴 : 아이비리그 보다 깊이 있는 인문고전 독서교육으로 유명한 애머스트 칼리지 출신 
- 월 스트리트 역사상 가장 성공한 개인투자자 제시 리버모어 : 5달러로 시작해서 1929년에 1억 달러의 거부가 됨. 초등학교 중퇴학력으로 모든 책을 
먹어치운다는 별명을 가진 독서광               
- 월가를 뒤흔든 유럽인 앙드레 코스틀라니 : 철학과 미술 전공, 그의 저서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는 주식 투자서 라기 보다 철학서에 가깝다. 
- 금융 분석가 벤저민 그레이엄 : 25세(1910년) 때 연봉 60만 달러 (현 시가 100억 ), 컬럼비아 대학 투자이론 강의, 그리스 로마 고전에 심취
- 셀비 데이비스 : 38세에 공무원을 그만두고 월가에 들어가, 5만 달러로 시작한 그의 투자는 45년 뒤 18,000배로 불어난 9억 달러에 도달. 그는 인문고전 독서로 뛰어난 안목을 갖고 있었고 아들과 손자에게 입만 열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회계는 언제라도 독학으로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역사는 반드시 전공해야 한다. 역사를 배우면 폭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고 특별한 사람들에게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철학과 신학은 네가 투자를 하는 데 더 없이 좋은 배경이 될게다. 투자에 성공하려면 철학이 있어야 하지. 투자를 하고 나면 죽어라 기도도 해야 하고.” 
 셀비 데이비스는 그의 아들과 손자 대에 이르기 까지 월 스트리트의 전설적 투자가문이 되었다. 
- 존 템플턴 : 테레사 수녀, 솔제니친, 그레이엄 목사, 한경직 목사 등이 수상한 템플턴 상의 창시자. 매년 4,000만 달러 이상 기부. 1999년 20세기 최고의 투자자로 선정. 그의 저서 ‘템플턴 플랜’에는 동서양 인문고전이 총망라되고 있을 만큼 독서광 
- 월가의 가장 위대한 펀드 메니저 피터 린치 :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에 나오는 그의 고백을 들어보자. 
 “대학에 들어갔을 때 과학, 수학, 회계학 같은 일반 경영학 과목은 필수과목을 제외하고는 피해 다녔다. 대신 인문과목을 주로 수강했다. 역사, 심리학, 정치학을 배웠고 형이상학, 인식론, 논리학, 종교학, 고대 그리스 철학을 
공부했다.”
 “지금 돌이켜보니 통계학 공부보다 역사와 철학 공부가 나의 주식투자에 훨씬 도움이 되었다.”   
- 세계 최고 거부 중 한 명인 짐 로저스 : 부자가 되는 비결을 묻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철학을 공부해서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라.” “역사를 공부해라.” 그는 여기에 열 가지 조언을 하는데 “중국어를 배워라.”를 제외한 나머지 아홉 가지 조언은 철학 경구나 다름없다. 아무튼 그의 조언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자신만의 철학으로 투자하라.” 
 철학자의 사고방식은 역설적이게도 철학자가 경멸할 듯한 돈의 영역에서도 빛을 발한다. 세상의 모든 거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듯이, 돈은 이상하게도 군중이 가지 않는 곳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이는 곧 군중이 가지 않는 곳을 탐험하는 사람만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누가 군중이 가지 않는 곳을 갈까? 당연히 군중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철학자의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만이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부자의 사고방식의 지향점은 철학자의 그것과는 판이하지만 말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철학자들이 경제학을 만들었다. 즉 경제학자들은 군중과 다르게 생각하는 철학자의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다. 
 ‘한국의 젊은 부자들’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집필하는 과정 중에 직접 만난 젊은 부자들은 한결같이 독서광이었다. 시간이 없어 책을 읽지 못한다는 핑계는 가난한 자들의 자기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그들은 강조했다.
 필자는 젊은 부자들에게 ‘반드시 집에 가지고 있어야 할 책 3권’과 그동안 읽은 책 가운데 가장 크게 감명을 받은 책 3권을 선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놀랍게도 한국의 젊은 부자들은 인문고전을 골랐다. ‘사기열전’ ‘로마제국 쇠망사’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플루타크 영웅전’을 선정했다. 그 이야기를 접하고 나는 큰 희망과 깊은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꼈다. 큰 희망은 언젠가는 그들 중에서 조지 소로스 이상 가는 인문고전 독서가가 나와서 우리나라 금융계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리라는 기대에서, 깊은 안타까움은 그들의 인문고전 독서 수준이 심히 낮은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인상에서 비롯되었다. 나는 그들이 지금부터라도 인문고전 독서에 목숨을 걸기를 원한다. 그
리하여 한국의 젊은 부자에서 세계의 젊은 부자로 성장하기를 소망한다. 인문고전은 비록 현대의 자본주의 시스템이 탄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인문고전 저자들은 하나같이 돈은 사람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믿었다. 나는 여기서 현대 자본주의의 희망을 보았다. 자본주의는 결국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갈 것이다. 인문고전 저자들의 믿음에 걸맞은 형태로 진화할 것이다. 조지 소로스, 존 템플턴, 워런 버핏 같은 자본주의의 승자들은 나의 희망이 헛된 것이 아님을 증명해 주고 있다. 그들은 돈은 인간을 섬기기 위해 주어진 것이라는 신념을 실천하기 위해 매년 천문학적인 재산을 기부하고 있다. 
 당송 팔대가 중 한 명인 왕안석은 이런 명언을 남겼다. 
 貧者因書富(빈자인서부)     가난한 사람은 독서로 부자가 되고 
 富者因書貴(부자인서귀)     부자는 독서로 귀하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이 이 말대로 되기를…….
        - 세상을 지배하는 0.1 퍼센트의 인문고전 독서법 -
제4장 인생경영, 인문고전으로 리드하라 
■ 당신이 이병철, 정주영 이상의 인문고전 독서가가 된다면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의 일이다. 경상남도 의령과 강원도 통천에서 두 아이가 태어났다. 의령에서 태어난 아이는 재벌에 버금가는 부자를 아버지로 두었다. 덕분에 당시 최고 엘리트 코스인 일본 유학까지 갔다. 그는 사회생활도 사장으로 시작했다. 아버지로부터 건물 몇 채 값에 달하는 거액을 사업자금으로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통천에서 태어난 아이는 가난한 소작농을 아버지로 두었다. 덕분에 소학교까지밖에 다닐 수 없었다. 그는 종일 허리가 부러져라 일하고도 아침은 보리밥, 점심은 굶고 저녁은 콩죽으로 때우는 빈농의 삶을 견디지 못하고 가출을 했다. 하지만 돈도 없고 학력도 없는 그에게 좋은 일자리가 생길 리 만무했다. 결국 막노동꾼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두 아이는 집안환경만큼이나 성격도 극과  극을 달렸다. 의령에서 자란 아이는 전형적인 귀공자 스타일이었다. 그는 하루를 원두커피로 시작할 정도로 낭만적이었고, 명품 정장을 즐겨 입었고, 아무리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큰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는 조용하고 섬세하고 차분한 성품의 소유자였다. 반면 통천에서 자란 아이는 전형적인 카우보이 스타일이었다. 그는 거친 현장에서 하루를 시작했고, 싸구려 점퍼를 즐겨 입었고, 화가 나면 욕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상대방의 빰을 때리고 발길질을 할 정도로 다혈질이었다. 그는 거칠고 투박하고 불같은 성품의 소유자였다. 마치 물과 불처럼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에게도 공통점이 있었다. 
1.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받았다. 
2. 평생 인문고전을 애독했다.
3. 세계적인 기업의 창업자가 되었다. 
 의령에서 태어난 아이는 일곱 살 때 할아버지가 세운 서당인 문산정(文山亭)에 들어가서 5년 동안 동양고전을 공부했다. 당시 그는 ‘논어’와 ‘사서삼경’ ‘자치통감’ 같은 고전을 줄줄 암송할 정도로 치열하게 읽었다고 전한다. 그는 평생 인문고전을 애독한 것으로 유명했는데 자서전에 “가장 감명을 받은 책을 서슴지 않고 ‘논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나의 생각이나 생활이 ‘논어’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해도 오히려 만족한다.”라고 썼을 정도로 ‘논어’를 삶의 지침으로 살았다. 
 통천에서 태어난 아이도 소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할아버지가 세운 서당에 들어가서 3년 동안 동양고전을 체계적으로 배웠다. ‘동몽선습’ ‘소학’ 같은 고전부터 시작해서 ‘대학’ ‘논어’ ‘ 맹자’ ‘자치통감’ 같은 고전까지 눈 감고 줄줄 외울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 그는 후일 자서전에 이렇게 고백했다. “그때 배운 한문 글귀들의 진정한 의미는 자라면서 깨달았다. 그리고 그 한문이 일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내 지식 밑천의 큰 부분이 되었다.”
이쯤에서 두 사람의 이름을 밝히자. 의령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는 삼성그룹의 창업자 이병철. 통천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는 현대그룹의 창업자 정주영이다.  
 세상에는 두 사람의 경영비결을 다룬 연구자료들이 무수히 많다. 그 자료들은 공통적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병철은 ‘세심한 인재경영’, 정주영은 ‘불굴의 의지 경영’으로 성공했다.” 물론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좀 더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병철의 ‘인재경영’과 정주영의 ‘의지경영’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가를 말하고 싶다. 
 이병철의 ‘인재경영’은 ‘논어’에서 나왔고, 정주영의 ‘의지경영’은 ‘채근담’과 ‘대학’을 비롯한 여러 고전에서 나왔다.         
 이병철은 자서전에서 자신의 모든 경영 비법은 ‘논어’로부터 비롯되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리고 경영의 지혜를 갈구하던 청년 이건희에게 단 한 권의 책을 추천했는데 ‘논어’였다. 여기에 더해 ‘장자’ 달생 편에 나오는 고사
 ‘목계(木鷄)’를 경영 교훈으로 물려주었다. 
 정주영은 자서전에서 고백했다. 고령교 복구공사가 위기 때는 ‘채근담’, 현대 건설의 해외 진출을 앞두고는 ‘대학’의 지혜를 활용해 위기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도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 알렉산더 대왕과 세종대왕의 공통점 
 기원전 343년 어느 날 아리스토텔레스는 마케도니아 왕 필리포스 2세로부터 열세 살이 된 아들의 교육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흔쾌히 응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마케도니아 왕실에서 최고의 대접을 받으면서 훗날 알렉산더 대왕으로 불리게 되는 알렉산드로스 3세를 7년 동안 지극 정성으로 가르쳤다. 
 역사에 가정이란 존재할 수 없는 법이라지만, 이런 질문을 한 번 던져보고 싶다. 만일 알렉산드로스 3세가 아리스토텔레스를 만나지 못했다면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알렉산더 대왕이 될 수 있었을까? 
 조선의 경우를 보자. 조선 최고의 군주가 세종과 정조라는 데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두 사람은 다음 네 가지 공통점이 있다. 
1. 어린 시절부터 부모가 병을 얻을까 걱정할 정도로 인문고전 독서에 광적     으로 몰입했다. 
2. 왕과 신하들이 인문고전을 읽고 토론하는 ‘경연(經筵)’을 수시로 열어 국     가경영의 지혜를 얻었다. 
3. 학자들이 인문고전을 깊이 연구해서 얻은 결과를 토대로 왕에게 자문하는     기관인 집현전과 규장각을 세웠다. 
4. 국가경영 능력이 인문고전 독서에서 비롯되었다고 고백했다. 
 세종은 “거의 모든 인문고전을 완독했음에도 인문고전을 늘 옆에 두고 읽는 까닭은 독서하는 중에 떠오른 생각들이 정치를 하는 데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라고 했고, 정조는 “국가를 경영하는 근본은 뜻을 확립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뜻은 오직 고전을 읽음으로써만 확립할 수 있다.”고 했다. 
 ‘정관정요’는 지난 1,300년 동안 중국의 역대 황제들과 지도자들이 제1필독서로 삼은 책이다. 알렉산더가 그랬듯이 이십대에 역대 중국 최고의 황제 중 한 명이 된 ‘정관정요’의 주인공 당 태종 이세민은 고구려를 침략했다가 처참하게 패한 것 외에는 대단한 업적을 남긴 군주인데 당시 중국 최고의 학자였던 공영달, 안사고 등과 고전 교정 작업을 하면서 오류를 잡아내고 사서(史書)를 직접 집필할 정도로 탁월한 실력을 갖춘 고전학자이기도 했다. 
 조선 최고의 국정 경영 능력을 보인 세종과 정조, 중국 최고의 국정 경영능력을 보인 당 태종, 일본 최고의 국가경영 능력을 선보인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공통점은 인문고전을 사랑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인문고전을 애독하면서 인문고전 저자 이상의 사고능력을 갖게 되었고, 그 능력을 국가경영에 쏟아 부었고, 각국 역사상 최고의 국가경영자가 되었다. 
 고대 서양에서 최고의 경영능력을 선보인 알렉산더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소년 시절부터 서양고전 그 자체이자 서양 학문의 뿌리인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직접 교육 받았고, 천재적인 사고능력을 갖게 되었다. 
 서구에서는 인문학과, 고고학과, 문화인류학과 등 소위 인문 계열을 최고의 학과로 인정한다. 영국의 이튼스쿨을 나온 명문가 자제들은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 의 고고학과로 진학한다. 런던의 금융시장에서 일을 하는 최고의 수재들은 경제학과나 경영학과 출신이 아니다. 오히려 인문학이나 고고학을 전공한 사람들이다. 
 “요즘 미국에서는 ‘지는 MBA, 뜨는 MFA’라는 말이 회자된다. MFA는 ‘Master of Fine Arts'의 영문 약자로 인문학 석사를 지칭한다.” 
 “현 시점에서 젊은이들이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머지않아 의과, 법과, 경영학과의 시대는 저물고 인문학 전공자가 대접받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 세계 최고의 경영인들을 매혹한 ‘소크라테스식 대화법’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경영이다. 경영은 인간을 움직여서 ‘변화’라는 작품을 만들어 내는 창조 행위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움직이려면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 그것도 거의 완벽하게, 쉽게 말해서 인격의 한 부분이 성인의 경지에 올라서야 한다. 때문에 경영은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 뛰어난 실적을 올리는 것, 회사를 업계 1위의 자리에 올리는 것은 
경영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일을 잘하는 것에 불과하다. 진정한 경영은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새로운 역사를 쓰는 행위이다. 궁극적으로는 소크라테스처럼 공자처럼 노자처럼 시공을 초월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모든 경영인의 꿈은 인류 역사의 마지막까지 존속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영원에 가까운 회사를 세우는 것이다. 그런데 영원은 물질  세계에 존재할 수 없다. 그것은 반물질 세계, 이를테면 인간의 마음속에 존재한다. 소크라테스, 공자 등은 인류의 마음속에 영원에 가까운 세계를 만든 사람들이다. 때문에 진정한 경영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그들처럼 사는 삶을 지향해야 한다. 
 플라톤이 말하는 소크라테스는 항상 질문을 던지면서 뒤에 숨은 근본적인 가정을 파고드는 위대한 심문자였다. 플라톤의 대화편에서 소크라테스는 질문자로 등장한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안다’고 믿는 상대방에게 질문을 던지는데 상대가 자신이 그동안 ‘안다’고 생각했던 것은 착각에 불과하며 사실 자신이 ‘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고백할 때까지 계속한다. 예를 들면 ‘메논’에서 소크라테스는 ‘탁월함’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메논에게 계속 질문을 던져서 “그동안 사람들을 향해 수만 번 넘게 ‘탁월함’에 대해 아주 잘 설명했던 제가 당신의 계속된 질문으로 인해 영혼도 다 마비되어, ‘탁월함’에 대해 당신께 어떤 대답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정말이지 저는 ‘탁월함’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라는 고백을 이끌어낸다. 소크라테스는 그렇게 상대방의 무지를 깨우쳐준 뒤, 역시 질문법을 사용해서 상대방을 진정한 앎의 세계로 이끈다. 
 경영인이 일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있어서는 소크라테스의 질문법 이상 가는 게 없다. 소크라테스는 대화 상대를 진정한 앎의 세계로 이끌기 위해 계속 질문을 던지는데, 그 질문들은 1) 본질이 아닌 것을 본질로 알고 있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2) 그로 하여금 진정한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탐구하게 하며, 3) 그 탐구의 과정을 통해서 진리의 세계에 이르도록  한다. 피터 드러커나 찰스 핸디 같은 경영학자들은 다름 아닌 이 질문법이 경영의 본질을 잘못 이해한 나머지 잘못된 경영전략을 짜고 회사를 파멸로 몰아가는 경영자들의 오류를 바로잡아 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사실
을 간파했고, 이를 토대로 경영인들의 의식에 혁명을 일으키는 불세출의 경영사상을 전개해나갔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건희가 소크라테스의 질문법을 활용해서 일의 본질을 파악했다. 여러 가지 관련 자료를 보면 이건희는 일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다음 일곱 가지 질문을 던졌다.
 1. 이 일은 어떻게 생겨났는가?
 2. 이 일의 뿌리는 무엇인가?
 3. 이 일의 핵심 기술은 무엇인가?
 4. 이 일의 핵심 기술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5. 이 일의 경쟁력의 핵심은 무엇인가? 
 6. 이 일의 고객은 누구인가?
 7. 고객의 기호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너무도 많은 CEO들이 자신이 하는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있다. 경영의 본질이 무엇인지, 시장의 본질이 무엇인지, 브랜드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객의 본질이 무엇인지, 유통의 본질이 무엇인지, 가격의 본질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있다. 아니 대부분 자신이 잘 안다고 오해하고 있다. 심지어는 벤치마킹이나 창조경영 등의 본질도 모르면서 벤치마킹이나 창조경영을 소리 높이 외치고 있다. 안타깝게도 그 결과는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쇠퇴,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소멸로 나타나고 있다. 기업의 평균 수명이 15년 내외이고, 한 때 우리나라 매출 순의 1위에서 10위까지를 차지했던 기업의 상당수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사실 등이 이를 증명한다. 
 소크라테스는 질문법을 사용해서 불멸의 철학 세계를 구축했다. 피터 드러커와 찰스 핸디는 소크라테스의 질문법을 경영학에 적용해서 경영학계의 전설이 되었다. 잭 웰치, 스티브 잡스, 이건희는 소크라테스의 질문법을 경영 현장에 적용해서 경영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제 당신 차례다. 
■ ‘손자병법’ 읽은 ‘척’ 말고 제대로 읽어야 하는 이유
 중국 춘추시대의 병법가 손무의 집안은 대대로 유력한 정치 가문이었다. 그러나 손무가 서른 살 즈음 되던 해에 권력투쟁에 실패해 가문이 멸족당할 처지에 이르렀다. 손무의 가족은 제나라를 탈출해 오나라로 망명했다. 이후 
10여 년간 손무는 오나라의 시골에 은거하면서 춘추시대 200년간 벌어진 전쟁을 연구했고, 이를 6,074자로 정리했다. 4,000여 권에 달하는 중국 병법서 중에서도 지존이라 불리는 ‘손자병법’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제너럴 일렉트릭, 노키아, 시몬스 같은 기업들의 공통점은 ‘손자병법’을 철저히 연구한다는 것이다. 일본 경영계의 전설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중국 고대 선철(先哲) 손무는 천하제일이다. 그의 병법은 우리 그룹을 성공의 길로 이끈 법보(法寶)다. 때문에 우리 회사 직원들은 모두 ‘손자병법’을  숭배해야 한다.” 147만 위안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파산을 향해 달려가던 하이얼 그룹을 전 세계 160개국에서 1080억 위안의 매출을 올려 3만 1034배의 기적 같은 성장을 이룬 회사로 바꾸어놓으며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스위스 국제 경영개발 대학원의 연구 대상이 된 장뤼민도 ‘논어’와 ‘손자병법’에서 경영의 모든 해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북송(北宋) 신종 때의 일이다. 병법서를 교정하여 간행하라는 황제의 명이 떨어졌다. 임무를 부여받은 관리들은 그때까지 전해오던 347종 1,956권의 병법서 중에서 가장 훌륭한 일곱 권을 선정했다. 무학(武學)의 일곱 경전이라 불리는 ‘무경칠서(武經七書)’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 일곱 권은 다음과 같다. 
1. 강태공의 ‘육도’       2. 황석공의 ‘삼략’        3. 손무의 ‘손자병법’
4. 오기의 ‘오자병법’     5. 사마양저의 ‘사마병법’  6. 울요의 ‘울요자’
7. 이정의 ‘이위공 병법’
 무경칠서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그 유명한 제갈량이 쓴 ‘제갈량집’과 손무의 후손인 손빈이 쓴 ‘손빈병법’도 매우 중요한 병법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군대는 ‘손자병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육해공군 사관학교와 해병대 등에서는 ‘손자병법’을 군사학 교재로 선정했고, 지휘관들은 ‘손자병법’을 읽고 연구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당시 미국 군대는 ‘손자병법 신드롬’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손자병법’을 열성적으로 읽고 공부했다. 얼마 후 미국 군대는 세계 최강의 군대로 변신했다. 미국의 경영자들은 군대의 놀라운 변화를 주목했고 그 비결을 기업에 적용하고자 했다. ‘손
자병법’이 미국 경영자들의 필독서가 된 게 그 즈음의 일이다. 
1970년대에는 일본의 경영자들이, 21세기에 들어서는 본토인 중국의 경영자들이 ‘손자병법’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 경영자들은 어떨까? 희망적이게도 많은 경영자들이 ‘손자병법’을 열심히 읽고 있다. 그토록 척박한 경영환경 아래서도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만들어 낸 우리나라 경영자들의 저력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 논어에 이르는 길
 최고의 경영자는 본질경영, 정략경영, 인재경영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다. 본질경영과 전략경영의 완벽한 교과서가 플라톤의 대화편과 ‘손자병법’이라면, 인재경영의 교과서는 ‘논어’다. 이는 우리나라 최고경영자들이 인재경영의 필독서로 ‘논어’를 가장 많이 꼽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논어’의 주인공인 공자는 우리의 고정관념과 달리 불굴의 의지로 무장한 자기계발의 화신이었다. 그는 명문 학자 집안이 아닌 하급 무사집안에서 태어났다. 그것도 서자로. 나이 일흔 즈음에 공자를 얻고 행복해하던 아버지는 공자가 세 살 되던 해에 세상을 떠났다. 그때부터 가세가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고, 공자는 생계를 위해 가축관리, 창고지기, 정원지기 등의 일을 해야 했다. 
 당시의 신분  사회에서 공자는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공부에 집중했고 마침내 노나라의 대사구(지금의 법무장관)에 이른다. 그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노나라 왕이 제나라에서 선물한 미녀 80명과 명마 120필을 받아들여 주색에 빠지자 그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다. 
 노나라를 떠난 공자는 그 후 13년간 주유하다가 다시 노나라로 돌아와 인재양성을 위해 매진한다. 
 공자 사후 제자들이 공자의 말을 편집해서 엮은 논어는 공자가 무수히 많은 ‘작은 공자’를 길러 천하를 바꾸고자 했던 그의 철학을 담고 있으며  현대에도 여전히 수많은 지도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다음은 논어를 애독한 대표적인 경영자들이다. 
1. 삼성그룹의 이병철과, 현대그룹 정주영의 경영 필독서는 ‘논어’
2. 삼성그룹을 세계 일류 기업으로 변화시킨 이건희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단 한 권의 책은 ‘논어’였다.                
3.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논어의 한 구절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에서 얻은 깨달음을 토대로 포스코의 기업문화를 새롭게 바꾸고 있다. 그가 추구하는 기업문화는 ‘신나게, 즐겁게, 통통 튀게’ 정도로 요약될 수 있다.                 
4. 코오롱 그룹 부회장을 지낸 민경조는 ‘논어’를 1,000번 이상 읽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말단 샐러리맨으로 시작해서 CEO가 되었는데, 코오롱건설 대표이사 시절 ‘논어’를 기반으로 한 경영을 펼쳤다. 그 7년 동안 코오롱건설은 설립 이래 최고 실적인 1조 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5. 신세계 구학서 회장은 ‘논어 안연’ 편을 자신이 추구하는 윤리경영의 토대로 삼고 있다. 
6. 중국 진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노재만 베이징 현대자동차 사장은 ‘논어’의 ‘인의예지(仁義禮智)’를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7. (주)동주 회장 조병두는 일흔 살의 나이에 ‘논어의 인간 경영과 현대 기업 경영에서의 활용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성균관 대학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논어’의 독서법은 ‘논어’를 애독하는 사람의 숫자만큼이나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훌륭한 ‘논어’ 독서법은 아마도 아래의 대화에 나오는 공자의 대답을 충실하게 실천하는 삶일 것이다. 
 번지가 ‘인’에 대해 물었다. 
 공자가 대답했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 지금 당신은 어떤 책을 읽고 있는가? 
 ‘돈 있는 사람만 대접받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누군가들에게 묻고 싶다. 
 ‘부자는 갈수록 더 부자가 되고 빈자는 갈수록 더 빈자가 되는 우리나라에
는 희망이 없다’라고 말하는 누군가들에게 묻고 싶다. 수신(修身)은 내팽개친 채 우리나라의 자본주의는 바뀌어야 한다는 식의 어려운 주장을 내세우는 누군가들에게 묻고 싶다. 떨리는 목소리로 감히 묻고 싶다. 
 “지금 당신은 어떤 책을 읽고 있는가?” 
 돈 없고, 능력 없고, 배경 없는 사람일수록 인문고전을 치열하게 읽어야 한다. 인문고전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1,000만원이 넘는 수강료를 지불하고, 해외로 독서여행을 떠나고, 새벽마다 조찬 특강을 듣는 CEO들 보다 더 열심히 인문고전을 읽고 공부해야 한다. 그렇게 자신의 두뇌를 혁명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이 무수히 많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 우리나라의 부족한 자본주의는 진정한 변화를 위한 첫 발걸음을 떼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제5장, 인문고전 세계를 여행하는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
■ 부끄러워하지도 좌절하지도 말자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책은 인문고전이다. 재미없기 때문이다. 서양철학 고전을 접할 때면, 때로 미칠 것 같은 기분도 든다. 너무 어려워서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판독 불가능일 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화성인이 내려와서 책을 썼어도 그처럼 어렵게 쓰지는 않았으리라. 덕분에 지금도 하루 종일 매달려서 고작 한두 쪽을 읽는 일이 다반사다. 다행스러운 사실은 내가 매우 평범한 두뇌를 가졌음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작가로서 치명적이다. 때문에 나는 인문고전을 읽지 않을 수가 없다. 나의 두뇌를 조금이라도 변화시켜주는 책은 인문고전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민망한 말이지만 나는 끝까지 살아남는 작가가 되고 싶어서 인문고전을 읽는다. 쉽게 말해서 나는 생존을 위해 억지로 인문고전을 읽는 셈이다. 아 창피하다. 
내 방 책꽂이에는 인문고전이 가득하다. 그 책들을 볼 때마다 나는 열등감을 느낀다. 읽은 책보다는 읽지 못한 책이 더 많다는 사실, 어떤 책들은 구입한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 첫 페이지를 넘길 엄두조차 못하고 있다는 사
실, 감히 이해한다고 말 할 수 있을 만한 책이 단 한 권도 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좀 더 내밀한 고백을 하자면, 나는 인문고전을 읽으면서 내가 ‘바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그런 나의 생각은 독파하는 인문고전이 늘어나면서 저절로 사라졌다. 
 어느 날 나는 내가 바보가 아니라 지극히 정상임을 알게 되었다. 나의 권고로 인문고전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이 하나같이 나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소위 독서광이라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그나마 쉬운 플라톤의 초기 저작도 머리를 쥐어 뜯어가면서 읽었다. 그리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세상에서 이렇게 난해한 책이 다 있어!” 몇몇은 “내가 좀 읽는다는 자부심 하나로 살았는데 그 자부심이 플라톤 앞에서 처참하게 박살났다.”라고 했다. 아리스토텔레스, 키케로, 칸트, 하이데거를 읽다가 “악!”하고 소리를 지른 사람도 있었고 열등감과 좌절감이 분노로 변한 나머지 책을 찢어버린 사람도 있었다. 눈물을 흘린 사람은 매우 많다. 그들 중엔 의사, 약사, 변호사, 판사, 검사, 교수, 아나운서, CEO, 미스코리아, 슈퍼모델, 작가, 기자, 칼럼니스트, 평론가, 독서 지도사 등이 있었다.
 사정이 이와 같으니 혹시라도 인문고전을 읽다가 머리에 쥐가 나기 시작하고, 에베레스트 산이나 태평양 한가운데 고립된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도 당황하지 않기를 바란다. 당신이 지극히 정상이라는 신호이니까. 
 인문고전은 짧게는 100~200년, 길게는 1,000~2,000년 이상 된 지혜의 산삼이다. 이런 지혜의 산삼을 지속적으로 섭취한 두뇌가 어떻게 혁명적으로 변화하지 않겠는가. 처음에는 어렵기만 했던, 아니 차라리 고문처럼 느껴졌던 인문고전이 어느 순간 기막히게 재미있어지기 시작하고, 두뇌 속에 그 ‘재미’를 맛보는 순간이 서서히 쌓이기 시작하고, 그렇게 계속 해나가다 보면 마치 벼락처럼 두뇌가 충격적으로 바뀌는 순간이 온다. 그 순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것은 4차원적인 경험이므로 0.1초 아니 0.001초일까. 그 초순간적인 경험을 하고 나면 두뇌는 완벽하게 변화한다. 마치 애벌레가 나비로 변화하듯이. 그 환상적인 경험을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하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인문고전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두 가지 있다. 간절함과 사랑이다. 인문고전을 읽을 때 글자만 읽어서는 안 된다. 그 내용만 이해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단면적인 책 읽기에 불과하다. 그 단계를 뛰어 넘어야 한다. 진정한 독서는 인문고전 저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문장 뒤에 숨어 있는 천재의 정신을 만나는 것이다. 그 사실을 잘 이해해야 한다. 깨달음이 있는 책 읽기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 ‘나’와 ‘너’와 ‘우리’를 위한 인문고전 독서 
 나는 늘 막다른 골목에 몰린 심정으로, 읽지 않으면 작가로서의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에 쫓기듯 인문고전을 펼친다. 그리고 이내 두통을 느낀다. 하지만 꾹 참고서 독서를 계속하다보면, 강박관념과 두통은 어느 새 황홀한 감정으로 바뀐다. 거의 두뇌고문이라고 불러도 부족하지  않을 서양철학 고전 독서도 마찬가지다.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나는 인문고전을 읽으면서 이 우주에는 우리가 오감으로 아는 시공간과 전혀 다른 시공간을 가진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세계는 인문고전 저자들이 만든, 그들의 정신이 살아서 빛나고 있는 세계다. 인문고전을 온 마음을 다해서 읽다보면 내 정신이 그 세계에 접속하는 것을 느낀다. 그때의 경험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밝고 아름다운 빛이 꽉 막힌 머릿속을 확 뚫고 들어오는 느낌, 가슴속이 말할 수 없이 시원해지는 느낌, 단전에서 뭔가 뜨거운 것이 훅 올라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나는 그런 경험을 특히 새벽에 일어나 홀로 독서할 때 자주 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내가 성장하는 것을 느꼈다. 
 나의 인문고전 독서는 1) 저자만 있는 단계.  2) ‘나’가 나타나는 단계. 3) ‘너’가 나타나는 단계. 4) ‘우리’가 나타나는 단계를 거쳤다. 처음에 나는 아무런 의견이 없었다. 그저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기에 바빴다. 그렇게 몇 년을 보냈다. 그러다가 어느 날인가부터 ‘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나’는 집요할 정도로 ‘저자’를 만나고 싶어했다. 그 열망이 1차원적 독서밖에 할 줄 몰랐던 나를 2차원적 독서로 이끌었다. 나는 인문고전의 내용을 나 자신의 삶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시 몇 년을 지나자 ‘너’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나는 멘티들에게 인문고전에 기반 한 멘토링을 해 줄 수 있었다. 지금은 ‘우리’가 나타나는 단계에 있다. 어떻게 하면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내 수준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주제를 놓고 묵상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 공감 100% 인문고전 독서 노하우 
☆ 해설서를 멀리하라. 
 첫째, 해설서 집필자들은 대부분 인문고전 연구 경력이 화려하다. 쉽게 말해서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그러다보니 초보자로서 자연스럽게 그들을 신뢰하게 되었는데, 그게 나의 발전을 저해했다. 인문고전을 내 관점이 아닌 그들의 관점으로 읽는 자신을 발견했다는 의미다. 
 그러니까 달(천재인 원저자의 뜻)은 보지 못하고 손가락(해설자)만 보는 우를 범한다는 것이다. 
 둘째, 인문고전을 날것 그대로 만나고 싶었다. 
 해설서에는 인문고전을 보다 잘 이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 들어 있다. 때문에 나는 해설서는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시기는 인문고전 독서를 시작하고 최소 3년, 최고 10년이 흐른 뒤가 적당하다고 주장하고 싶다. 좀 더 본질적으로 말하면 당신의 내면에 인문고전 독서능력이 제대로 자리 잡은 뒤에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인문고전 독서능력은 인문고전을 날것 그대로 치열하게 읽다보면 저절로 생긴다. 
☆ 자신만의 체제를 세워라. 
 인문고전 독서에도 체계가 있다. 이를테면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글을 읽고 플라톤을 전기, 중기, 후기로 구별해서 읽고 아리스토텔레스를 읽어야 한다는 식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리스토텔레스를 읽다보면 플라톤을 읽지 않으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나온다. 결국 아리스토텔레스 읽기를 중단하고 플라톤을 읽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플라톤을 읽다보면 프로타고라스라든지 파르메니테스 같은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글을 모르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나온다. 결국 플라톤 읽기를 중단하고 그 글들을 읽어야 한다.
☆ 필사하라.
 나는 인문고전을 읽고 거의 대부분을 베껴 쓰기 즉 필사를 했다. 처음에 필사를 시도했던 이유는 별 것 아니었다. 아무리 읽어도 도무지 이해되지 않으니 한 번 필사해보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실제로 필사를 해보니 효과가 기대 이상이었다. 
 철학고전을 필사할 때마다 느꼈던 그 강렬하고 특별한 감정들, 필사를 하면서 인문고전 저자들을 직접 만나는듯 한 착각에 빠졌던 환희들 하얀 종이 위에 찍힌 검은 글자들이 단순한 글자로 머물지 않고 시공을 초월한 ‘대화’로 변해서 나에게 다가오던 그 순간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 순간들은 필사할 때 주로 찾아왔는데 그 순간들이 쌓여서 나의 작은 변화를 만들어 냈다고 믿는다. 
 ☆ 일단 저질러라. 
 인문고전을  한 권 구입하라. 그리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베껴 써보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철학고전을 세 권에서 다섯 권만 독파하면 일종의 감(感)이 생긴다. 그 ‘감’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 항상 인문고전을 갖고 다녀라. 
 공원벤치, 페스트푸드점, 학교, 버스, 병원, 길거리 등에서 우연히 인문고전을 꺼내 읽었을 때도 집중이 잘 됐다. 내가 본래 산만한 성격이어서 그런가보다 생각했는데. 독서광들을 만나면서 그런 식의 독서가 굉장히 효과가 큰 독서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신도 가방에 항상 인문고전을 넣어가지고 다니기 바란다. 부피가 큰 책은 분책을 하거나 열 페이지씩 찢어서 가지고 다니면 된다. 아니면 복사를 해서 가지고 다녀도 좋다. 그러다보면 의외의 장소에서 자신도 모르게 인문고전을 집어 들게 될 것이고 순간적으로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책장에 인문고전을 고이 모셔두는 것보다는 찢어 없애더라도 읽는 것이 낫다.
☆ 읽은 내용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라 
 책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른 누군가에게 설명을 하면서 독서할 때는 몰랐던 부분을 순간적으로 이해하게 되거나 체계가 잘 잡히지 않았던 부분
이 갑자기 확 잡힌다거나 하는 경험을 한 번 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인문고전 독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게 설명을 하면 독서의 효과가 몇 배가 된다.
 인문고전은 치열하게 읽어야 한다. 미친듯이 지독하게 읽어야 한다. 그래야 깨달음이 온다. 그 깨달음을 여러 번 얻고 난 뒤에 역시 자기처럼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을 만나서 토론하면 그것이 최고의 토론이다. 서로 안에 잠들어 있는 천재성을 일깨우는 최상의 토론이다. 나는 이런 형태가 아닌 토론은 말리고 싶다. 
■ 달동네 셋방에서 천재와 만나다. 
 당시 나는 IMF때 직격탄을 맞아 전 재산을 경매 당하고 몰락해 버린 우리 집의 생활비를 대야 하는 형편이었고 세들어 살던 집은 집이라기보다 옥상에 임시로 설치한 창고 같은 곳이었다. 거기서 나는 3년 6개월이나 살다가 2004년 7월 경기도립 성남도서관 밑 조그만 벽돌집으로 이사할 수 있었다. 달동네였지만 행복했다.
 거기는 내가 인문고전을 만난 곳이었고 전업 작가가 되기 위해 미친듯이 독서에 몰입하던 곳이었다. 
 그때 내게는 하루에 한 권 이상의 책을 읽지 않으면 스스로에게 밥을 허락하지 않는 규칙이 있었다. 스물여덟 살의 어느 날, 하루에 밥은 세 번 먹으면서 책은 세 권을 읽지 못하고 잠은 네 시간 넘게 자면서 책은 네 시간 이상 읽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만든 규칙이었다. 필사(必死)의 각오였다. 
 수도승 같은 생활이 계속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마치 기계처럼 어떻게 그런 삶을 살 수 있었는지 꿈만 같다. 
 최악의 독서환경 아래서 힘들어하던 나에게 힘을 준 것은 천재들이었다. 정약용은 하루아침에 죄인으로 몰려 강진으로 유배됐다. 감옥과도 같은 그곳에서 그는 복사뼈에 구멍이 세 번이나 날정도로 치열하게 독서했다. 정조는 끝도 없이 밀려드는 정무와 당파싸움 그리고 암살위협에 시달리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들에게 인문고전 독서는 피난처이자 휴식처였다. 피렌체에서 화형 선고를 받았던 단테는 추격자들을 피해 도망 다니던 와중에
도 인문고전을 읽고 글을 썼다. 당시 그는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제공받지 못했다고 한다. 병약한 몸이었던 파스칼은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치통, 머리가 빠개질 듯한 두통, 위와 기관지에 생긴 질병, 뇌의 심각한 장애 등으로 고생하면서도 인문고전 독서에 몰두했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슈바이처는 아프리카의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도 매일 인문고전을 읽고 연구했으며 후일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었을 때조차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을 몰래 반입해서 읽었다. 
 물론 천재들 중에는 참으로 좋은 환경에서 독서한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상상하기도 힘든 가혹한 환경 아래서 뜨겁게 독서한 사람들도 많다. 한편으로 나는 좋은 환경에서 독서했던 데카르트나 베이컨 같은 사람들도 만일 정양용이나 파스칼 또는 슈바이처 같은 환경에 처했다면 그들과 똑 같은 열정으로 뜨겁게 독서했으리라고 믿는다. 그들은 인문고전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이 아니라, 마음의 열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사람들이었으니까 말이다.        
■ 당신이 인문고전에 대해 오해하는 것들 
 나는 많은 사람이 인문고전의 저자들 특히 철학자들을 엉뚱하게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철학자들이 불우했고, 찢어지게 가난했으며, 병약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현실과 담을 쌓고, 입만 살아 있는 바보 같은 존재쯤으로 여기고 있었다. 한편으로 사람들의 그런 오해가 영화나 소설 또는 TV드라마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음을 발견했다. 
 일례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우람한 체격의 마당쇠가 방에 들어 앉아 책만 읽는 선비를 보면서 고개를 흔든다. “저래 책만 읽어서 뭐가 나온다고.” 다음 화면은 구릿빛 근육의 마당쇠가 장작을 패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 장면이 주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책만 보는 선비 보다는 노동을 하는 마당쇠가 더 낫다.’ 이다. 
 하지만 조선 왕조 500년 동안 책을 읽지 않는 마당쇠가 책을 읽는 선비를 지배한 적이 단 하루라도 있었던가.  여기서 말하는 선비는 지배계급, 마당쇠는 피지배계급의 상징이다. 책을 열심히 읽는 사람들은 대개 현실에 적응
하지 못하는 얼간이쯤으로 나온다. 
 대중이 철학자들을 오해하게 한 또 다른 배경에는 인문고전 무독서증이 있다. 만일 대중이 철학고전을 단 몇 권이라도 읽었다면 당연히 철학자들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철학고전의 저자들은 일반적인 상상을 뛰어넘는 존재였다. 대표적인 사례를 보자. 
- 공자, 맹자 : 주요 고객은 각국의 왕들. 요즘으로는 세계 각국 대통령들의 정치 고문 
- 묵자와 그의 제자들 : 중국 역사상 최고의 전사(戰士)이자 군사 기술자 
- 당태종 이세민 : 황제이자 정관정요의 주인공 
- 왕양명 : 명나라 최고 행정가, 탁월한 장수, 양명학의 창시자 
- 탈레스 : 그리스 도시국가들을 묶은 탁월한 정치가 
- 소크라테스 : 군인들의 칭송을 받는 전투요원 
- 플라톤 : 명문가 출신, 전쟁에서 훈장을 세 번이나 받은 전사, 국가규모 레슬링 대회에서 두 번이나 우승한 스포츠맨 
- 키케로 : 로마 역사 최고의 변호사, 위대한 집정관 
- 데카르트 : 당대 적수가 없는 유명한 검객 
- 아이작 뉴턴 : 조폐국장 경력 
- 프랜시스 베이컨 : 국회의원, 법무장관, 대법관 역임 
- 존 로크 : 의사 
- 볼테르 : 파리 사교계의 주인공, 160명이 넘는 하인을 거느린 거부
- 존 스튜어트 밀 : 동인도회사 관리, 유명작가, 국회의원 
- 비트겐슈타인 : 항공공학 전문가, 제트 엔진에 대한 특허 
 물론 장자나 디오게네스처럼 철저하게 세상을 조롱한 철학자들도 있다. 그리고 마르크스처럼 당대에는 전혀 인정을 받지 못한 철학자도 있다. 하지만 그런 철학자는 소수다. 인문고전의 저자이거나 주인공이었던 그들은 대부분 당대에 세상의 존경과 사랑을 받으며 왕과 귀족들을 펜으로 거느리고 가는 곳마다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 슈퍼스타였다. 또 그들이 거느린 제자들은 대부분 왕이나 귀족 또는 그들의 자녀들이었다. 이 현상은 오늘날에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당신은 현대의 고전을 쓴 앨빈 토플러나 피터 드러커 같은 석학들에게 개인적으로 자문을 받은 적이 있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 각국의 대통령들과 세계 100대 기업 CEO들은 그런 석학들과 늘 식사를 같이하면서 자문을 받는다. 그렇다면 그들의 자녀들도 세계적인 석학들을 만나서 배울까? 당연하다. 이 현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당신과 당신의 자녀들은 그들과 그들의 자녀들에 비해 그만큼 뒤처지고 있으며 그 격차는 지금 이 순간에도 걱정스러울 정도로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진실을 알아야 한다. 대중문화를 쥐고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허상에 속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마주하기 바란다.    
제6장, 세상을 지배하는 0.1퍼센트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법
☆ 리딩으로 리드하라 1. 
 ■ 온 마음으로 사랑하라.
 나는 이 장을 쓰기 위해 수백 권의 책을 조사했다. 그리고 그 책들에 나오는 천재들의 독서에 관한 부분을 전부 복사했다. 복사자료를 책상위에 쌓아놓으니 그 키가 천장에 닿을 정도였다. 그것을 열흘에 걸쳐 정리했더니 책 열 권 분량으로 줄어들었다. 
 일종의 모범 답안을 만들고 싶었다.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요소들을 정리해서 누구나 쉽게 참고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다행스럽게도 열 가지 대(大)요소와 열 가지 소(小)요소를 발견할 수 있었고 그것을 다시 A4용지 열두 장 분량으로 간결하게 압축할 수 있었다. 
 도대체 천재들은 어떤 마음으로 책을 읽었던 것일까. 나는 책에 기록된 그들의 삶과 글과 말을 되씹고 되씹고 또 되씹었다. 그리고 그동안 잊고 있었던 천재들의 마음을 기억해 냈다. 그것은 ‘사랑’이었다. 
 세종대왕을 생각해 보자. 그의 인문고전 독서법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치열함으로 요약된다. 그의 독서법은 백독백습(百讀百習) 즉 백 번 읽고 백 번 필사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가 왕자 시절에 동양고전을 백독백습하다가 병에 걸리기까지 했다는 일화는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왕위에 오르고 나서도  독서는 계속되었고 신하들과의 경연도 역대 왕 중 가장 많은 1,898회 (태조 23회, 태종 80회 등), 특히 자치통감은 249권을 3년에 걸쳐 강독했다. 
집현전 학사들을 모아놓고 세종은 이렇게 말했다. 
 “내 유일한 소망은 백성들이 원망하는 일과 억울한 일에서 벗어나는 일이요. 농사짓는 마을에서 근신하면서 탄식하는 일이 영원히 그치는 것이요, 그로인해 백성들이 살아가는 기쁨을 누리고자 하는 것이다. 너희들은 내 지극한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 목숨을 버릴 각오로 독서하고 공부하자. 조상을 위해 부모를 위해 후손을 위해 여기서 일하다가 같이 죽자.”     
 세종은 무엇보다 나라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 최고가 되지 못하면 백성들에게 최고의 정치를 베풀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그리고 누구보다 자신이 최고가 되지 못하면 신하들을 제대로 이끌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알았다. 그래서 세종은 먼저 자신을 다음으로 신하들을 그토록 뜨거운 독서의 장으로 내몰았던 것이다. 
 세종은 집현전 학사들 앞에서 했던 말을 실제 정치로 증명했다. 그는 오직 백성을 위하는 마음으로 유교에 찌든 사대부 지식인들의 격렬한 반대를 무릅써가면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문자인 ‘한글’을 창조했다. 어디 그뿐인가. 정치, 경제, 과학, 의학, 군사, 법률, 학문, 농업 등 백성들의 삶과 관련된 거의 모든 영역에서 백성을 위해 분투했고, 인류 역사상 그 어떤 왕도 따라오지 못할 찬란한 결과물들을 만들어 냈다. 심지어는 여자 노비들을 위해 100일에 달하는 출산휴가 제도를 만들었고, 같은 노비인 남편도 한 달 동안 아내를 돌 볼 수 있도록 했다. 재위 기간 내내 고아, 노인, 병자, 죄수 같은 사회적 약자들의 기본권을 직접 챙겼음은 물론이다. 
☆ 리딩으로 리드하라. 2.    
■ 맹수처럼 덤벼들어라.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는 태도부터 남달랐다. 그들의 독서 태도는 무시무시한 열정과 집중으로 요약될 수 있다. 
-서애 류성룡이 관악산에서 ‘맹자’를 읽을 때의 일이다. 시동 하나만 데리고 암자로 들어가 두문불출 독서했다. 그때 문밖에서 맹수인지 도둑인지 이상한 그림자가 한참을 어른 거렸지만 그는 끔쩍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 남명 조식은 새벽에 일어나 의관을 정제하고 독서했는데 하루 종일 흐트러짐이 없었고, 특히 그는 검을 차고서 공부를 했는데, 만일 조금이라도 나
태하게 책을 읽는 자신을 발견하면 ‘이 검으로 자신을 베어버리리라’ 다짐했다 한다. 
- 성호 이익은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는 어머님과 오랫동안 이별했다가 다시 만난 것처럼 독서하라. 아픈 자식의 치료법을 묻는 사람처럼 질문하고 토론하라.” 성호에게 있어서 책은 책이 아니었다. 사랑하는 가족이었다.
- 다산 정약용은 이런 고백을 남겼다. “유배지에 도착해서 방에 들어가 창문을 닫고 밤낮으로 혼자 외롭게 살았다.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사람 하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그런 상황아 고마웠다. 그래서 ‘이제야 독서할 여유를 얻었구나’ 하면서 기뻐했다.” 다산에게 독서는 패가망신한 자신의 처지를 도리어 행운으로 여기게 할 정도로 소중한 것이었다. 그는 독서를 자기 자신보다  더 귀하게 여긴 사람이었다. 
-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지은 중국의 천재시인 도연명은 책을 읽다가 좋은 구절을 만나면 그대로 책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는 먹고 자는 일까지 까맣게 잊은 채 책 속에서 빠져나올 줄 몰랐다. 그에게 독서는 단순히 글을 읽고 그 의미를 아는 것이 아니었다. 책 세계의 주민이 되어 그곳에서 사는 행위였다.
- 알렉산더 대왕이 서른 세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손에는 ‘일리아스’가 들려 있었다. 아마도 그는 부하와 백성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나는 인문고전 독서로 얻은 특별한 두뇌의 힘으로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 내가 이룩한 대제국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거든 나처럼 독서하다가 죽어라!”
- 기독교 고전 중의 고전인 ‘그리스도를 본받아’의 저자이자 서양의 독서가들이 최고의 모범으로 꼽는 독서가인 토마스 아 켐피스는 제자들에게 책 읽는 법을 이렇게 가르쳤다. “책을 손에 쥘 때는 시므온이 아기 예수를 품에 안고 입 맞추려고 할 때처럼 하기를, 책읽기를 마치고 나면 하나님의 입을 통해 나온 그 모든 단어들에 감사를 표하기를.”그에게 독서는 예배의 연장이었다. 
-버지니아 울프는 자신의 시각으로 인문고전을 읽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그는 그리스 고전을 읽을 때는 고대 그리스인의 시각으로, 로마 고전을 읽을 
때는 고대 로마인의 시각으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그리스어와 라틴어 개인 교사를 고용해서 배우기 시작했는데 그 공부는 20년 넘게 계속되었다. 버지니아 울프 연구가들은 말한다. 그는 그리스 로마 고전을 ‘읽었다’ 라기 보다 ‘먹어 치웠다’고, 버지니아 울프에게 인문고전 독서는 단순한 책읽기가 아니었다. 일생일대의 사명이었다. 
☆ 리딩으로 리드하라 3.     
■ 자신의 한계를 뼈저리게 인식하라.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 태도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독서하다가 죽어버려라!’ 정도가 될 수 있겠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그토록 무서운 각오로 책을 읽었던 걸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그 이유를 천재들의 평범함에서 찾고 싶다. 천재들은 자신이 평범한 두뇌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잘 알았다. 이는 다음 고백과 일화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 세종은 ‘성리대전’을 읽고 집현전 응교(왕명제찬과 역사 편찬) 김돈에게 고백했다. “짐이 이 책을 보았는데 쉽게 탐구할 수가 없었다. 그대가 유념하고 읽어서 짐의 질문에 답하게 하라.” 세종은 신하에게 독서 과외를 부탁한 셈이다. 
- 퇴계 이황은 젊어서 독서에 힘썼는데 그 방법을 알지 못해서 괴로워하다가 마침내 병까지 얻었고, 몇 년 동안 책을 손에 잡을 엄두조차 내기 못했던 적이 있다. 
- 우암 송시열은 ‘맹자’ 호연지기 장을 읽다가 자신의 무능력과 한계를 절감했다. 후일 그는 그 경험을 이렇게 표현했다.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보면 볼수록 더욱 단단해지는 나무토막 같았다. 짜증이 났고 식은땀까지 났다.” 결국 그는 ‘호연지기’장을 500번 넘게 읽는 방법을 택했지만 끝내 깨달을 수 없었다고 한다. 
- 고봉 기대승은  청년시절 이렇게 고백한 바 있다. “나는 어려서부터 가훈을 받아서 공부했다. 지금쯤은 어떤 성취를 이루어야 하는데 나의 기질이 범상하여 어릴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어리석으니 한스럽다. 
- 일두 정여창은 ‘소학’ 한 권을 30년 동안 읽은 것으로 유명한데, 그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나는 자질과 능력이 남들보다 못한 사람이다. 때문에 전심전력하여 독서하지 않으면 털끝만한 효과도 얻기 힘들다. 
- 마하트마 간디가 자서전에서 한 고백은 충격적이다. “어느 날의 일이다. 친구가 제러미 벤담의 ‘공리주의’를 읽어주었다. 나는 매우 당황했다. 무슨 소리인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친구가 책의 내용을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팔을 휘휘 저으면서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미안하다. 내 능력으로는 그 책을 전혀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존 스튜어트 밀이 인문고전 독서를 매우 힘겨워했다는 사실은 책의 서두에서 자세히 밝힌 바 있다. 
 천재들은 인문고전을 대하고서 자신이 평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를 극복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 노력은 앞에서 언급한 남다른 독서 태도, ‘독서하다가 죽어버리리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천재들의 남다른 독서 태도는 어떻게 구체화 되었던 걸까. ‘반복독서-필사-사색’이었다. 하나씩 살펴보자.  ☆ 리딩으로 리드하라 4.  
 ■ 위편삼절(韋編三絶) 책이 닳도록 읽고 또 읽어라  
 반복 독서는 천재들의 독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자 천재들이 가장 강조한 독서법이기도 하다. 
 공자는 주역의 이치를 깨치기 위한 방법으로 반복독서를 택했다. 그가 얼마나 열심히 반복해서 읽었던지 죽간을 묶은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떨어졌다고 한다.(韋編三絶)
 주자는 자신의 독서법을 이렇게 밝힌바 있다. “다른 사람이 한 번 읽어서 알면 나는 천 번을 읽는다.”
 세종은 구소수간(歐蘇手簡)을 1,100번 반복해서 읽었다. 
* 구수소간 : 구양수와 소동파의 서간집
   세종이 왕자 시절에 책을 너무 많이 읽어 병이 나자 태종은 세종의 방에 있던 책을 모두 거두어 오게 했다. 그때 병풍 사이에 끼여 남은 책이 ‘구소수간’이고 세종은 이 책을 1,100번이나 읽었다고 한다. 
 영조는 이런 말을 남긴 바 있다. “독서는 다독이 최고다. 나는 일찍이 ‘소학’을 백 번 넘게 읽었다. 하여 지금도 눈을 감고 암송할 수 있다. 
 정조는 주자의 “맹자가 내 안에 들어앉게 하려면 수백 수천 번 읽으면 된다. 그러면 저절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라는 말을 독서 좌우명으로 삼고
서 ‘맹자’를 읽었다. ‘주자절요’를 읽을 때도 수십 번 반복해서 읽었고 중요한 내용은 따로 뽑아서 책으로 만들었다. 
 율곡 이이는, 친구 성혼이 전하는 말에 따르면 한 해에만 ‘논어’ ‘중용’ ‘대학’ ‘맹자’를 각기 아홉 번씩 반복해서 읽어놓고도 또 다른 고전인 ‘시경’을 읽고 있었다고 한다. 
 서애 류성룡은 열여덟 살 때 ‘맹자’를 읽기 위해 절에 틀어 박혔는데 몇 달 동안 스무 번 넘게 읽었고 마침내 전부 외워버렸다고 한다. 그는 이듬해에는 고향에 내려가 ‘춘추’를 서른 번 넘게 읽었는데 그때부터  비로소 문장을 짓는 법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우암 송시열은 ‘맹자’를 천 번 넘게 읽었는데, 앞부분은 수천 번 읽었다고 전한다. 
 고봉 기대승은 ‘고문진보’를 수백 번 읽었고 마침내 전부 외워버렸다. 그는 어떤 고전이든 한번 손에 잡으면 완벽하게 암송할 수 있을 때까지 몇 백 번이고 읽는 독서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지봉 이수광은 이렇게 말했다. “성인들의 글이 적힌 책을 반복해서 읽고서야 비로소 도(道)의 근원을 파악했고, 마음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형암 이덕무는 이렇게 고백했다. “나는 어린 시절 아침에 사오십 줄의 글을 배우면 저녁때까지 그것을 쉰 번씩 반복해서 읽었다. 병이 심하게 들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매일 그렇게 했다 덕분에 공부에 큰 발전이 있었다. 
 순암 안정복은 제자들에게 성호 이익의 제자 신후담의 “성현의 글은 만 번은 읽어야 비로소 그 의미를 환하게 깨달을 수 있다”라는 말을 독서 원칙으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단테는 유랑생활 내내 보티우스의 ‘철학의 위안’을 반복해서 읽었다. 
 아이작 뉴턴은 유클리트의 ‘기하학’과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의 각 구절들을 이해가 될 때까지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다. 
 라이프니츠는 단순한 천재가 아니다. 그는 정치, 종교, 역사, 문학, 논리학, 형이상학, 사변철학, 수학, 물리학, 법학 등 거의 전 영역에 걸쳐서 천재적인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그는 부모나 교사 등의 권유로 인문고전 독서를 시작한 대부분의 천재들과 달리 스스로 인문고전 독서를 시작한 유별난 인물이기도 하다. 라이프니츠는 자신의 천재성은 오로지 독서를 통해 얻어진 것이라 고백한 바 있는데, 그가 세상에 공개한 독서법은 매우 간단한 것으로 정치, 종교, 역사, 문학 등 각 분야의 대표적인 책을 그 이치를 터득할 때까지 
반복해서 읽는 것이었다.              
 헤겔의 인문고전 독서법도 반복독서였다. 그는 특히 플라톤과 소포클레스 같은 고대 그리스 사상가들과 루소, 칸트, 피히테의 저작을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자신의 사상을 형성해 나갔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서재에서 엄청난 부피의 ‘플루타르크 영웅전’을 발견하고서 틈날 때마다 반복해서 읽었다. 이후 반복독서는 그의 중요한 독서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19세기에 활동한 천재 설교가 찰스 스필전은 존 버니언의 ‘천로역정’을 100번 이상 읽었다.      
 천재 작곡가 바그너는 1,000페이지가 넘는 쇼펜하우어의 ‘의지의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그 책을 처음 접한 해에만 네 번 읽었고, 그 뒤로 평생 반복해서 읽었는데 결국 전부 외워버렸다고 한다. 
 천재 희극배우 찰리 채플린 역시 쇼펜하우어의 ‘의지의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40년 동안 반복해서 읽었다. 
☆ 리딩으로 리드하라  5.   ■ 연애편지를 쓰듯 필사하라.
 천재들의 필사를 살펴보면 그들이 인문고전의 저자와 어떤 정신적 교감 같은 것을 나누지 않았나 생각해보게 된다. 필요나 의무감 또는 욕심 때문이 아닌 벅찬 감격과 떨림 그리고 기쁨과 설렘 속에서 필사를 했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들은 마냥 좋아서, 마치 연애편지를 쓰듯이 필사를 했다. 
 천재들이 가장 선호한 필사 방식은 원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글자도 남김없이 그대로 베껴 쓰는 것이었다. 대표적으로 삼국지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제갈량. 서양 천재의 대명사 격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 동아시아 최고의 유학자인 퇴계 이황 등이 이 방법을 따랐다. 
 천재들은 자신이 읽은 부분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만 필사하는 방식도 선호했다.  키케로, 아이작 뉴턴. 존 스튜어트 밀, 니체, 마리 퀴리, 자와할랄 네루, 윈스턴 처칠 등이 이 방법을 따랐다. 구체적인 방법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밑줄을 그으면서 책 한권을 다 읽은 뒤 옮겨 적는 
것, 중요한 부분을 발견하는 즉시 옮겨 적는 것, 그리고 초서(抄書 : 초록抄錄이라고도 한다.) 세 가지가 있다.        
 정조는 ‘일득록’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어릴 적부터 즐겨한 독서법은 초서였다. 내가 직접 필사해서 책을 이룬 것만 해도 수십 권에 달한다. 그 과정에서 얻은 효과가 매우 크다. 그냥 읽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다산도 초서를 취미로 삼았고 그의 아들 학연과 제자 황상에게도 그와 똑 같은 독서방법을 가르쳤다. 
뉴턴과 헤겔의 필사는 초서와 약간 유사한 면이 있다. 뉴턴의 독서 노트는 마흔다섯 개의 소제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소제목은 물질, 장소 시간 등 자신의 관심사를 충분히 반영했다. 뉴턴은 책을 읽다가 각 소제목에 해당하는 부분이 나오면 노트에 필사를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함께 적었다. 그리고 그 노트를 보면서 자신의 사상을 형성해 나갔다. 
 헤겔 또한 뉴턴처럼 자신만의 필사노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필사노트를 마치 보물처럼 평생 간직하며 수시로 들춰 보았다고 한다. 
 또한 암송은 천재들이 즐겨 사용한 독서법이다. 중국 송나라의 대문호 구양수는 300자 암송 독서법을 권한다. 
 “내가 글자 수를 세어보았더니 ‘효경’ 1,903자, ‘논어’ 1만 1750자, ‘맹자’ 3만 685자, ‘주역’ 2만 4107자, ‘서전’ 2만 5700자, ‘시경’ 3만 9234자, ‘예기’9만 9010자, ‘주례’ 4만 5806자, ‘춘추좌전’ 19만 6845자, 이 책들을 매일 300자씩 외우면 4년 반 만에 끝낼 수 있다. 조금 우둔해서 반으로 줄여서 외운다고 해도 9년이면 충분하다. 
 칸트는 엄청나게 긴 고대 로마 고전작품들을 단 한 줄도 틀리지 않고 암송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링컨은 데모스테네스, 키케로, 셰익스피어 등의 작품을 암송하는 것을 평생 즐거운 취미로 여겼다. 십대 시절부터 수천 쪽에 달하는 역사고전 ‘로마제국 쇠망사’를 반복해서 읽었는데 덕분에 대부분의 핵심 구절들을 외울 정도까지 되었다고 한다. 
 제갈량은 실존인물로 인문고전에 파묻혀 살았던 사람이다. 유비의 권유로 세상에 나와 가장 바쁜 일상을 보내며 한 때 유비의 아들 유선의 교육에 관여한 적이 있다. 이때 ‘신자’ ‘한비자’ ‘관자’ ‘육도’등 네 권을 자기 손으로 필사해서 보냈는데 ‘한비자’ 원전은 55편으로 10만 자가 넘고, 관자는 우리
나라 번역본이 1000페이지가 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부모가 인문고전을 필사해서 아이에게 읽힌 사례는 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 서포 김만중의 어머니 윤씨 등에게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현대의 인물로는 케네디의 어머니 로즈여사를 들 수 있다. 그중 특히 김만중의 어머니 윤씨의 이야기는  심금을 울린다. 
 윤씨는 참으로 가난한 싱글맘이었다. 그는 책을 살 돈이 떨어지면 책방 주인에게 사정해서 책을 빌린 뒤 그것을 밤새도록 베껴 아이에게 읽혔다. 아이에게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시키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마음 깊이 담아두고 늘 되새겨야 할 교훈이다. 
☆ 리딩으로 리드하라 6.   ■ 통(通)할 때까지 사색하라.
 다섯 수레의 책을 술술 암송하면서도 그 의미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가. 사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양의 천재들은 하나같이 진정한 인문고전 독서는 사색에 있고, 사색이 빠진 인문고전 독서는 헛것이요 가짜라고 강조했다. 그들의 말을 들어보자. 
-관중 :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 그러면 귀신도 통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귀신의 힘이 아니라 정신의 극치다. 
- 공자 : ‘논어’에서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고, 생각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 맹자 : 마음의 기능은 생각하는 것이다. 생각하면 얻는 것이 있지만 그러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다. 
- 주자 : 책을 읽는 방법은 다른 게 없다. 글을 숙독하면서 정밀하게 생각하라. 그렇게 오래도록 하다보면 깨닫는 게 있을 것이다. 
- 정자 : 읽고 사색하지 않으면 어리석어진다. 
- 퇴계 이황 : 낮에 읽은 것은 반드시 밤에 깊이 사색해야 한다.
- 율곡 이이 : 책을 읽으면 반드시 그 이치를 궁리하고 탐구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결코 깊은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 
- 정조 임금 :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잘 기억하는 박람강기(博覽强記)는 겉만 아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궁리 및 격물(格物)하여 깊이 파고들어라. 그럴 때라야만 참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궁리 및 격물이 완벽하면 실천은 저절로 뒤따른다. 
- 성호 이익 : 사색이 없는 독서를 비판하면서 단지 과거를 치르기 위해서 공부하는 사람은 입술이 썩고 이가 문드러지도록 책을 읊어도 희고 검은 것에 대해 말은 할 줄 알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는 장님처럼 되고 만다.
- 고봉 기대승 : 1 읽어라. 2 외워라. 3 사색하라. 4 기록하라. 
- 프랜시스 베이컨 : 독서는 오로지 사색하고 연구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 존 로크 : 독서는 단지 지식의 재료를 얻는 것에 불과하다. 그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은 오직 사색의 힘만으로 가능하다. 
- 에드먼드 버크 : ‘프랑스 혁명에 대한 성찰’의 저자. 사색 없는 독서는 전혀 씹지 않고 삼키는 식사와 다를 바 없다. 
- 쇼펜하우어 : 사색의 대용품에 불과한 것, 그것이 바로 독서다. 
- 앨빈 토플러 : 내 통찰력의 근원은 끊임없는 독서와 사색이다. 

사색을 기록하는 방법 
1.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을 따로 준비한 종이나 노트에 즉시 적는다. 
2.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을 책의 여백에 즉시 적는다. 
3. 책 한 장(章) 또는 전체를 읽고 사색한 뒤 독후감 식으로 적는다. 
☆ 리딩으로 리드하라 7. ■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라.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법의 핵심인 ‘반복독서 - 필사 - 사색’은 ‘깨달음을 향해 있다. 이는 곧 ’깨달음‘이 있는 독서를 해야 천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깨달음이 있는 독서란 책을 쓴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요, 그의 정신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인문고전의 저자와 동일한 수준의 사고능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연암 박지원은 그것을 이렇게 설명한다. 
 “사마천의 ‘사기’를 읽었다고는 하지만 글자만 읽고 마음은 읽지 못했구나. ‘향우본기’를 읽고서 성벽위에서 전투를 관망하던 생각이나 하고 ‘자객열전’을 읽고서 고점리가 축(茿 악기이름 축. 거문고 비슷한 악기로 대를 쳐서 소리를 냄)을 치던 장면이나 떠올리는 것을 보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사마천의 마음을 아는 것이다. 
 인문고전 저자의 마음을 아는 경지, 그것은 황홀한 기쁨과 함께 온다. 에라스뮈스, 니체, 헤르만 헤세는 그 경지에 도달한 순간을 “끝없는 기쁨”이라고 
표현했다. 마르틴 루터는 “그냥 푹 빠져버렸다”라고 표현 했다. 하이데거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나를 압도하고, 몇 년 동안 정신 못 차리게 만든 마력”이라고 고백했다. 괴테에게 있어서 그 순간은 “밝은 방 안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바그너에게는 “하늘의 선물”이었다. 베토벤에게는 “행복 그 자체”였고, 천재 수학자 가우스에게는 “인생의 가장 특별한 즐거움”이었다. 마하트마 간디에게는 “감각과 감성을 단번에 사로잡는 영원한 아름다움”이었다. 
 인간의 뇌는 무엇인가를 읽고 쓰고 암송할 때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다. 읽고 쓰고 암송하는 뇌의 사진을 그렇지 않은 뇌의 사진과 비교해 보면 전자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신피질의 활동이 급격하게 증가하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인간이 깊은 사색에 잠길 때 뇌에서는 전혀 다른 뇌파가 나온다. 아인슈타인이 사고실험에 몰두하고 있을 때, 전설적인 명상가가 깊은 명상에 빠져들었을 때 나오는 바로 그 뇌파가 나온다. 인문고전을 읽고 필사하고 암송하고 사색할 때만 그러는 게 아니다. 베스트셀러는 물론이고 신문 사설을 읽고 필사하고 암송하고 사색할 때도 뇌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특별한 뇌파가 나온다. 그런데 인문고전을 읽고 사색하는 수준을 넘어서 인문고전의 저자와 정신적으로 하나가 되어 그의 모든 생각과 마음을 두루 깨닫는 경지에 이르게 되면 그 사람의 뇌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뇌의 모든 신경세포와 신경회로가 일순 눈부신 빛에 감싸여 전혀 다른 형태로 재탄생하고 재배열되지 않을까? 그리하여 그 사람의 두뇌는 전혀 다른 차원의 사고를 하는 위인의 뇌로 기적처럼 변화하는 게 아닐까?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를 연구하면서 그런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는 그 정도로 신비롭고 경이로운 면이 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바꾼다. 잔악무도한 악인을 성자로 변화시키고, 서로 적이었던 사람들을 친구로 만들어주고, 분열된 가정을 하나 되게 한다. 그런 위대한 능력을 가진 사랑이 인간의 두뇌 하나 바꾸지 못하겠는가. 이렇게 보면 인문고전 독서교육도 무조건적인 사랑의 마음을 지닌 사람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할 때 그 효과가 가장 클 것이다. 무조건적인 사랑의 마음으로 인문고전을 읽고, 필사하고, 사색하라. 그러면 보일 것이다. 문장 뒤에 숨은, 
천재들의 인류를 위한 숭고한  ‘사랑’이. 그 사랑과 만나는 순간 당신의 심장은 위대한 전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동시에 당신의 두뇌 깊은 곳에서 황홀한 깨달음의 빛이 터져 나와서 당신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것이다. 그러니 사랑하라. 영혼 깊이 사랑하라.                    
■ 인문고전 독서를 시작하는 모든 이를 위한 자경문(自警文)
 다음은 율곡이 스무 살 때 자신을 경계하기 위해 지은 자경문의 핵심을 정리한 것이다. 
- 뜻을 크게 갖고서 성인(聖人)의 삶을 따른다.
- 마음이 안정된 사람은 말이 적으니, 말을 적게 한다.
- 마음이란 살아 있는 것이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는 정신을 한데 모으고 담담하게 그 어지러움을 살핀다. 그렇게 마음공부를 계속하다 보면 마음이 고요하게 안정되는 순간이 반드시 올 것이다. 
- 홀로 있을 때 헛된 마음을 품지 않는다. 모든 악은 홀로 있을 때 삼가지 않음에서 비롯되니, 마음속에서 올바르지 않은 생각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경계한다. 
- 앉아서 글만 읽는 것은 쓸데없다. 독서는 일을 잘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일이 없으면 그만이겠지만, 일이 있을 땐 옳고 그름을 분간해서 합당하게 처리한 뒤 글을 읽는다. 
- 부귀영화를 바라지 않는다. 일을 할 때 대충 편하게 하려는 마음을 갖지 않는다. 
- 해야 할 일은 모든 정성을 다하고 하지 않아야 할 일은 마음속에서부터 끊는다. 불의한 일을 단 한 번, 무고한 사람을 단 한 명 죽여서 천하를 얻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결코 그렇게 하지 않는다. 
- 누가 나에게 악을 행하면 나 자신을 깊이 반성하고 돌아본 뒤 그를 감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 가족들이 착하고 아름답게 변화하지 않는 것은 내 성의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니 나 자신을 돌아본다. 
- 몸에 질병이 있거나 밤에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아니면 눕지 않는다. 비스듬하게 기대지도 않는다.
- 공부는 죽은 뒤에야 끝나는 것이니 서두르지도 늦추지도 않는다. 
 율곡의 삶은 ‘자경문’을 삶의 지침으로 삼기 전과 후로 나뉘는 듯하다. ‘자경문’ 이전의 율곡은 그저 천재였을 뿐이다. 그러나 ‘자경문’ 이후의 율곡은 성인의 경지에 도달해 있다. 율곡의 ‘자경문’이 새롭게 인문고전 독서를 시작하는 모든 이의 ‘자경문’이 되기를  소망한다.
■ 인문고전 독서의 부활을 기대하며 
 책을 쓰면서 우리나라 인문고전 독서의 역사를 구체적으로 알게 됐고, 가슴이 몇 번 심하게 아팠다. 조선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문고전 독서가들이 활동했던 나라다. 하지만 세종, 정조 때를 제외하고는 그리 큰 조명을 받지 못했다. 어찌어찌해서 겨우 조정에 등용되면 자신의 뜻을 펼치기도 전에 온갖 중상모략에 시달리다가 쫓겨났고 심지어는 유배되거나 처형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조선의 천재들은 그에 굴하지 않았다. 그들은 평상시에는 초야에 묻혀 살면서 위대한 사상을 전개해 나갔고, 나라를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으며 백성들의 인권과 행복을 위해 분투했다. 그리고 나라에 위급한 일이 닥쳤을 때는 모든 재산을 팔아 의병을 일으켰고, 나라와 백성을 구하는 일에 목숨까지 바쳤다. 인문고전 독서 전통이 사라진 오늘날 우리나라에 그런 천재, 그런 의인들이 있는가. 
 일제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1910년 무단통치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동양고전을 가르치는 성균관과 전국의 서당을 폐지했던 것을 보면 말이다. 그리고 프러시아 공교육 시스템을 따라 스스로 사고할 줄 모르는 저급 노동자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인 ‘조선교육령’을 강제로 반포했던 것을 보면 말이다. 즉 그들은 자신들에게 반하는 정의로운 명문가들과 독립운동가들이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자체를 없애고, 우리 민족을 통째로 자신들의 노예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름 아닌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없애고 대신 프러시아식 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던 듯하다. 
 다행스럽게도 일제의 그 간악한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일제의 패망과 함께, 비록 초중고교는 그렇지 못했지만 대학에서는 인문고전 독서의 전통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대학에서조차 인문고전 독서가 사라졌다. 이 암울한 사태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만 바랄뿐이다. 이 부족한 책이 우리나라
에서 인문고전 독서의 전통이 되살아나는 데 제발 손톱만큼의 도움이라도 될 수 있기를. 퇴계 이황의 글로 마무리를 하고 싶다. 이 책의 독자들이 인문고전을 읽어서 두뇌가 변화하고 천재가 되고 위인이 되는 것도 좋겠지만 무엇보다 퇴계 이황처럼 여유롭고 자유로운 마음을 지닌 독서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비록 산에서 살고 있지만 오랜 병을 앓고 있는 터라 책을 마음껏 읽지 못하고 있다. 마음이 울적하여 호흡을 조절하다보면 몸이 가뿐해지고 정신이 상쾌해지는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우주를 굽어보고 우러러본다. 그러면 감개가 저절로 일어난다. 나는 책을 덮고 지팡이를 잡고 밖으로 나간다. 난간에 기대서 연못도 구경하고 단(檀)에 올라 사(社)를 찾기도 하고, 동산을 돌아보며 약초를 심기도 한다. 
 혹은 돌 위에 앉아서 샘물을 희롱하기도 하고, 대(臺)에 올라서 구름을 바라보기도 하고, 여울에서 고기를 구경하기도 하고, 배에서 갈매기와 벗하기도 한다. 그렇게 발길 가는 대로 시름없이 노닐다가 또 좋은 경치를 만나면 흥에 취해 마음껏 즐긴다. 
 집에 돌아오면 고요한 방에 책이 가득 쌓여 있다. 나는 책상을 당겨서 잠자코 앉아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이(理)를 사색한다. 때로 마음에 얻는 바가 있으면 흐뭇한  나머지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린다.
 혹시 얻지 못하면 친구에게 물어보고 그래도 알지 못하면 더욱 분발하여 사색한다. 하지만 억지로 통하려 하지 않고 마음 한 쪽에 밀어두었다가 가끔 끄집어내서 허심탄회하게 사색하고 저절로 깨달아지기를 기다린다. 오늘도 이러하고 내일도 이러하다. 
■ 부록: 이 책에는 아래 자료들이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0 부모와 아이를 위한 인문고전 독서교육 가이드 
0 인문고전 교육 참고도서         
0 이지성의 인문고전 독서교육 단계별 추천 도서 (초등 5학년- 고3)
0 성인을 위한 인문고전 독서 가이드
0 대표적인 인문고전 독서가들 

blog.daum.net/cks0109210 - 출처: 봉촌할배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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